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중에서
<나의 단상>
기어코 사랑에 빠지고
마침내 헤어질 결심을 한다.
상실 이후 감내해야 할 고통은
언제나 최초의 일인 것처럼
막막하고 두려운데.
그걸 우리는 다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사랑에 빠진다는 것.
그것을
비극이라 해야 할까
희망이라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