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마음

유계영 『꼭대기의 수줍음』

by 서정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낙천적인 태도보다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초월적인 마음가짐만이

이 세계의 나를 견디게 해줄 것이라는 사실


- 유계영 『꼭대기의 수줍음』 중에서




무릎꿇은남자 스케치.jpg Monk KneelingAlfred Parsons (English, 1847-1920)


<나의 단상>


불안과 걱정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말을

일종의 처방으로 받은 적이 있다.


그 말의 함의는 이렇다.

과정이야 어떻든 마지막에는

어떻게든 ‘잘 해결’될 것이라는

낙천적인 믿음.


그러나 어떻게든 되는 일도 있지만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일도 있다.


그러므로 끝까지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마음.

엉망진창이 된 나일지라도

무심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헛주먹질의 생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