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형 『개인적 기억』
모든 업무가 끝나고 내 방으로 돌아가면
고단한 몸에 어엿한 마음이 밀려왔다.
무너지지 않고 살아낸 하루치의 현재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나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침대와 조그만 책상,
의자 하나, 그리고 옷장이 전부였던
그 방의 단출한 가구가 마음에 들었다.
- 윤이형 『개인적 기억』 중에서
<나의 단상>
‘고단한 몸에 어엿한 마음’
소설 속 어떤 구절들은
단어 하나로 나를 충분히 위무한다.
* 어엿하다
: 아무 손색이 없이 당당하고 떳떳하다
조금 고단하지만
나에게 충실한 하루를 보낸 날.
맥주 한 잔의 유혹을 이기고
시원한 두유 한 잔을 마신 후
마치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스르르 잠들었다.
그리고 이른 새벽 개운하게 일어나
요가를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이렇게 고요하게 가득 찬 아침이
나를 충만하게 한다.
‘하루치의 현재’를 잘 살아내기.
오로지 스스로에게 어엿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