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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붙이기

류이치 사카모토 x 후쿠오카 신이치 『음악과 생명』

by 서정아

그렇게 흘러가는 것에 명사를 붙이다 보면

두 가지 오류가 발생합니다.

하나는 명사를 붙임으로써

이어져 있는 것의 일부를 도려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움직이고 있는 것을

움직임이 없는 추상적인 대상으로

치부하는 것이죠.


- 류이치 사카모토 대담집 『음악과 생명』 에서




드로잉.jpg Night Loading (1930)Kerr Eby (Canadian, 1889-1946)


<나의 단상>


흘러가는 것을 붙잡아두려 할 때 생기는

필연적인 오류.

이 계절을 여름이라 하고

이 공기의 흐름을 바람이라고 할 때

그 언어에 포함되지 못한 많은 것들.

한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시간과 감각들.

그래도 어떻게든 붙들어두고 싶어서,

호명하고 싶어서,

이름 붙이려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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