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양종현 감독 / 2025년 10월)
함께 먹는다는 행위에 대해 생각한다. 그건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소통이고 교류이며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그렇기에 어떤 식사는 외롭고 어떤 식사는 불편하며 어떤 식사는 그 행위 자체로 충만하다. 대단한 음식을 먹어서가 아니라 함께 먹는 누군가로 인해.
박근형, 장용, 예수정. 노년의 세 배우가 열연을 펼친 <사람과 고기>.
폐지를 주우며 살아가는 두 남자와 길에서 채소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한 여자는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소외된 노년층이다. 어쩌다 함께 밥을 먹게 되면서 그들은 고기를 무전취식하러 다니기로 합심하게 되고, 그 작은 일탈을 통해 ‘늙어감’이 아닌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것을 단순히 범죄라고 명명할 수 있을까. 물론 무전취식이라는 행위 자체만 놓고 말한다면 사회적으로 비난받고 처벌받을 사건이지만, 그들의 일탈에는 사회적인 맥락의 상징이 있다. 특별한 욕심 없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성실하게 살아가지만, 결국은 고립되고 소외되며 경제적으로 점점 어려워지기만 하는 현실. 그러나 그런 현실을 부정하거나 비관에 빠지지 않고 세상의 법과 도덕을 유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마치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수박 서리하듯 유쾌하게.
그러니까 그들은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마지막 농담을 던진 게 아닐까. 세 사람이 함께 하는 농담. 함께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그들을 어떤 테두리 바깥쪽으로 계속해서 밀어내려는 세상을 향해 가볍게 던지는 장난.
언젠가 다가올 나의 노년에도, 그런 농담을 유쾌하게 나누며 마음이 충만해지는 식사를 함께할 사람들이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