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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caa Jan 17. 2022

다산의 공감 연습(20장)

20장 공감의 달인/달야자 질직이호의達也者 質直而好義

대부분 자장子張처럼 달인達人을 유명인 또는 셀럽으로 잘못 이해하곤 하지만, 그것은 “이름을 날리는 것聞”에 불과하다. 공자는 달達을 “질직質直”과 “호의好義”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정약용은 질직質直이란 안으로 신실한 것[內實]이고, 호의好義는 밖으로 나타나는 행위[外行]라고 구별했다. 종합해 말하면 내면의 참된 면[內實]이 질박하고 정직[質直]하며, 외면의 행위[外行]로 정의를 좋아함[好義]이 나타나는 것이 달의 진정한 경지인 것이다. 


이어서 공자는 “찰언관색察言觀色”과 “여이하인慮以下人”을 제시했다. ‘찰언관색’은 남의 말과 얼굴빛[言色]을 관찰觀察하는 것이다. 중국 후한後漢의 주석가 마융馬融은 찰언관색을 “언어를 살피고 안색을 관찰하여察言語觀顔色 그 하고 싶은 바를 아는 것이다知其所欲”라고 해석했는데, 정약용은 이를 인용하고 남[人]을 더해 “남의 하고 싶은 바를 아는 것이다知人之所欲”라고 풀어냈다.


정약용이 설명한 “지인지소욕知人之所欲”에서 ‘인지소욕人之所欲’은 ‘기소불욕己所不欲’과 대칭 구조를 이룬다. 전자는 ‘남이 원하는 것’이고 후자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라는 뜻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곧 남이 원하는 것을 아는 것[知]과 사실상 같은 의미다. 공감을 부정문으로 표현했느냐, 긍정문으로 표현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결국 정약용이 말하는 “달사達士”는 공감[恕]할 줄 아는[知] 사람이다. 이러한 해석과 관련해 정약용은 달사와 문인聞人의 행실을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달사達士의 행실은 충성스럽고 서恕를 행하며 겸손하나, 문인聞人의 행실은 속이고 독차지하고 교만하니, 그 실정의 상반됨이 마치 음양과 흑백처럼 그러하다.

達士之行。忠也恕也謙也。聞人之行。詐也專也驕也。其情相反。如陰陽黑白然。《논어고금주》 

    

정약용은 달사의 행실을 충과 서 그리고 겸謙으로 정의한다. 달사가 지녀야 할 행실로써 충을 든 것은 <이인>편 15장에서 증자가 말한 충서와 관련된다. 겸은 《주역》의 15번째 괘 이름이기도 한데, 주자는 《주역본의》에서 이를 풀이하면서 “유이불거有而不居”, 즉 “소유하면서도 자처하지 않는다”라는 말했다. 이렇듯 달사의 행실은 허詐(속임)와 전專(독차지), 교驕(교만)라는 문인聞人의 행실과 상반된다. 정약용이 묘사대로 둘의 행실 차이는 음양과 흑백의 차이만큼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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