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장 진정한 친구/충고이선도지忠告而善道之
충고는 시비是非로써 말해 주는 것이고, (선도善道는) 착한 도道로써 인도하는 것이다.
忠告。以是非告之。以善道導之。《논어고금주》
현대인에게 친구의 의미는 매우 낭만적이다. 어렸을 적 같이 어울리던 단짝 친구들, 그들과 공유하는 아름다운 추억, 이런 것들이 친구에 대한 대표적인 이미지다. 그런데 그런 친구에게 옳고 그름을 가리며 충고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듣는 사람도 마음 상하기 쉽다.
정약용은 “선도善道”에 대해서 “착한 도로써 인도[導]하는 것以善道導之”이라고 풀이했다. 필자의 중학교 시절, 선도부 선배들이 ‘선도’라는 명목하에 폭력을 자행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선도라는 말은 종종 위선적으로 들린다. 비록 현실에서 타인의 선도가 그리 보일 때가 있어도, 참된 친구가 행하는 선도는 다를 것이다. 바람직한 친구는 충심으로 조언하여 좋은 길로 이끌어 준다.
그러나 아무리 친하고 바람직한 친구 사이라도 적당한 선이 필요하다. 그래서 공자는 자공에게 그만둘 줄[止]도 아는 지혜를 일러 주었다. “지止”는 《대학》의 삼강령三綱領에서 “지어지선止於至善”, 즉 ‘지극한 선善에서 머무르라’라는 문장에 쓰였다. 결국 공자는 친구를 선도하기 위해 충고할 수도 있지만 충고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렇게 그는 자공에게 ‘충고의 남발은 스스로 욕될 수 있다’라는 진지한 충고를 던졌다. 정약용의 생각도 그와 같았다.
따르지 않으면 그쳐야 한다. 굳이 말할 때 모욕을 당할 수도 있다.
不見從則止。必言之。或見辱。《논어고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