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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I.P.O vol 1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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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Sep 04. 2023

14. 한중일 고비사막프로젝트

I.P.O 웹소설

오전 개장과 함께 중화태양광이 10% 넘게 급등해 시초가를 만들었고 이후 곧바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 5%대까지 밀리고 있다

개장하고 30분 사이에 벌어진 일인데 이렇게 밀리고 나니 뒤늦게 추격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손절매 물량을 쏟아내며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김태산 대리는 아침부터 많이 피곤한지 연신 하품을 해대면 단말기를 쳐다보며 중화태양광의 주가 하락을 지켜보고 있다

김태산 대리의 핸드폰이 울리고 고객의 전화인가 핸드폰을 슬쩍 보더니 한국태양광 김팀장 전화에 바로 받는다

"대한증권 잠실지점 김태산입니다." 입버릇처럼 붙어 버린 말에 핸드폰에도 그렇게 답을 하고 말았다

전화기 넘어 김요한 IR팀장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여온다 "중화태양광이 우리에게 태양광패널 발주를 주겠답니다. 5년동안 고비사막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 태양광패널에 1/3은 한국태양광이 맡게될 것 같습니다.

오늘 중국법인에서 우리 생산 케파가 가능한지 문의가 왔어요."

김태산 대리가 김요한 IR팀장의 전화를 받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한다 "그게 사실입니까? 언제 연락받으신건데요?"

김요한 IR팀장이 말한다 "오늘 아침 회의 시간에 사장님이 직접 중국 법인장에게 연락받은 거라고 빈틈없이 대응해 주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김태산 대리는 한국태양광 사장이 중국법인장에게 직접 연락받았다는 말에 신빙성 있다는 생각이 들며 얼굴에 화색이 돈다. 고객들이 중화태양광을 팔고 한국태양광으로 갈아탔는데 주가는 죽을 쑤고 있어 면목도 없고 자칫 고객을 잃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이제 자신있게 고객들에게 말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김팀장님 그럼 액수로는 얼마 정도 될까요? 매출액 규모가요?"

김팀장이 답한다 "아직 발주를 받은 것이 아니라서 견적을 내지는 않았지만 5년 장기계약이 될 수 있어 최소 5억 달러는 넘길 것 같습니다"

김태산 대리는 흥분된 목소리로 "예 잘 알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따가 장 끝나고 회사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 이야기 하시죠"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김태산 대리는 옆방의 한용수 대리에게 가서 귓속말로 한국태양광이 중화태양광의 고비사막 태양광패널을 수주할 것 같다고 말해준다

지점에서 어찌보면 유일한 아군이자 동지라 동기인 한용수 대리에게는 정보를 주고 싶기도 하고 자랑하기도 하고 싶은 맘에 전해 준 것이다

한용수 대리는 놀란 눈치를 하며 "그게 매출 규모로 얼마나 된다는데?"하고 묻는다

김태산 대리는 귓속말로 "5억달러"

한용수 대리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김태산 대리를 바라본다

작년 매출액 500억을 한 한국태양광이 그 10배인 5억달러 규모의 태양광패널 수출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 때문이다

한용수 대리는 김태산 대리에게 진심 고마운 마음을 담아 "고마워"

김태산 대리는 한용수 대리 방을 나서면 짐짓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자기방으로 돌아간다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한국태양광에 호재가 날 것 같다고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고 추가 매수가 어떻냐고 고객들을 부추기고 있다

중화태양광은 오전의 상승세를 거의 다 반납하고 보합권까지 밀리고 있고 한국태양광은 벌써 정보가 샌것인지 오전 내내 강한 상승세가 들어와 거의 10%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어 조용한 지점장과 정현수 차장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 그리고 여직원들이 식사를 하러 지점을 빠져 나간다

오늘은 복날이라 조금 일찍 삼계탕 식당에 들어갔는데 역시나 벌써부터 자리가 차고 있었다

복날이면 삼계탕집은 자리쟁탈전이 벌어지는데 우리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점심식사 시간을 시작하기 때문에 자리 잡기에 유리하고 우리가 먹고나간 자리는 다음 팀이 이어받기 때문에 복날이라도 자리 걱정은 하지 않는 편이다

조용한 지점장이 기분이 좋아 만면의 미소를 띄고 있는 김태산 대리를 보며 말한다

"뭔 좋은 소식이라도 있냐? 아침부터 업되어 왔다갔다 정신 없더만"

김태산 대리가 미소를 지으며 "그게 좋은 정보가 들어와 그렇습니다"

조용한 지점장과 정현수 차장은 정보라는 말에 고개를 돌려 김태산 대리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정현수 차장이 먼저 말을 꺼낸다 "김대리 지점장님 기다리시잖아 무슨 정보인지 어서 이실직고 해 봐"

김태산 대리는 너무 기분 좋은 나머지 자랑하고 픈 맘에 실언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물쭈물하며 말을 못하고 있다

정현수 차장이 "왜 말을 못해? 그렇게 대단한 정보야?"

옆에 있던 한용수 대리가 나서서 "별거 아닙니다. 역정보일 수도 있는데 김대리가 괜히 신나서 저러는 겁니다"

조용한 지점장이 김태산 대리를 보며 "증권시장에는 수 많은 덫이 있어. 순진하게 믿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지. 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정보인지 크로스 체크하고 고객에게 전달해. 괜히 쓸데없는 말 나오게 하지 말구"

고객에게 비공개 정보라고 말을 했다가 나중에 수익이 안나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고객들도 있기 때문에 정보의 전달은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지점장이 걱정하는 것은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가 답한다"예 좀 더 알아보고 다시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이 나왔다

땀을 뻘뻘흘리며 일동 삼계탕을 먹기 시작하는데 먹는 동안은 서로 대화를 하지 않아 좋은 것 같다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는 교대를 위해 먼저 삼계탕을 재빨리 먹고 자리를 일어선다

삼계탕 집에 긴 줄이 서 있지만 우리 방은 오랜 당골이라 우리 지점사람들이 교대로 식사할 수 있게 식당에서 배려해 줘 먼저 간 팀이 식사를 끝내고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나중 팀과 자리가 교체되었다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는 지점으로 돌아와 단말기 화면부터 체크하는데 점심시간 동안 중화태양광이 다시 반등에 나서 5%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거래량은 어제보다 적었지만 주가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 내리락을 하니 단타꾼들이 제대로 붙은 모습이다

한국태양광은 벌써 10%를 넘어서 이런 추세면 장 종료때 상한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태산 대리는 장 끝나고 한국태양광 김요한 IR팀장을 만날텐데 기분좋게 만날 수 있겠다 생각하니 만면의 미소가 얼굴에 흘러넘친다

오후 2시가 넘어 이제 장 종료까지 1시간 남아 있는 사이 시장은 소강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사이 어제 기업탐방갔던 "바이오톡신"의 주가가 궁금해 현재가 조회창에 "바이오톡신"을 조회해 본다

오늘 거래량이 3만여주 밖에 안되고 지루한 양상을 보이는데 주가는 5만원을 사이에 두고 오르락 내리락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톡신"은 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워낙 낙폭이 크기도 하지만 여전히 적자인 연구개발회사이다 보니 이렇다 할 공시 내용이 없을 때는 하루거래량이 10만주도 안나오는 소외주가 되고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매매하기에 5만원이라는 주가는 부담이기 때문에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시장의 주도주는 태양광이고 신재생에너지 종목들로 2050탄소제로 협약에 따라 지금 당장이라도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언론보도와 정부 정책의 수혜를 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뉴스가 많다는 것은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늘 뉴스가 많은 곳에 주가급등이 나온다는 증시격언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산 대리는 증권저축계좌로 자신의 연봉만큼 주식을 살 수 있는데 "바이오톡신"주식에 대해 4만 9000원에 100만원 매수 주문을 내놓았다

김태산대리의 증권계좌에 알토란같은 비자금으로 1000만원을 모아 두었는데 이번 기회에 1억을 만들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한국태양광 주식도 이미 300만원 규모로 사들이고 있었는데 지금은 주가가 빠져 280만원이 되어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이번 기회에 물타기를 해야겠다 생각해 200만원 규모의 매수주문을 지금 현재가 호가 밑에 깔아 두었다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체결될 것을 기대하며 다시 영업 모드로 접어든다

오후 2시 30분을 지나면서 중화태양광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중화태양광 매수세가 물밀듯이 들어와 10%를 넘게 급등시키더니 2시 50분 장 종료 동시호가 때는 상한가 15%를 터치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중화태양광의 상한가로 4일 연속 상한가인데 이러면 거의 80%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태양광은 10%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데 중화태양광에 비해서는 얌전하다는 말이 어울릴만한 주가 흐름이다

3시 장종료 중화태양광은 상한가로 끝났고 한국태양광도 10%대 주가에서 종가를 만들었다.

객장의 TV에서 중국 뻬이징에서 중화태양광 사장과 일본 손마사요시 회장의 소프트뱅크 중국법인장이라는 사람이 고비사막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에 소프트뱅크의 참여를 알리는 MOU체결식을 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원래부터가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해 고비사막 태양광프로젝트를 하려던 것인데 중화태양광이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하면서 사업주체가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중국 중화태양광으로 바뀐 꼴이 된 것이다

여기에 태양광패널같은 핵심장비들은 우리나라 한국태양광이 납품하니 동북아 한중일 3국이 한가지 프로젝트에 사업협력을 하는 좋은 모양새가 된 것 같다

김태산 대리는 고객들에게 매매마감 보고를 하고 서둘러 한국태양광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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