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웹소설
오후 4시 김태산 대리는 송파에 있는 한국태양광 본사 앞에서 택시에서 내렸다
회사 안마당 주차장 구석의 흡연장소에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며 뭔가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정원의 압수수색으로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해 보였다
국정원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박스를 봉고차에 싣고 있다
김태산 대리는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고 3층 대표실로 향했다
3층 엘리베이터가 멈춰서고 김태산 대리 앞에 190cm 거구의 남태령 이사가 서 있었다
김태산 대리가 내리려 했지만 남태령 이사는 김태산 대리의 팔을 잡아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 넣었다
"타 할 말 있다"남태령 이사가 짧고 단호하게 말한다
김태산 대리는 190cm의 거구의 말에 꼼짝없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 흡연장소에도 담배피우는 직원들이 있었지만 190cm의 남태령 이사를 보더니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아니 왜 이런는 데요"김태산 대리가 항의하듯 말한다
"선 넘었다고 했지"남태령이사가 말한다
"무슨 선이요. 한국태양광 경영권방어가 해서는 안되는 짓입니까?"김태산 대리가 따져 물었다
"분명 위에서 싫어하는 짓이라 경고했을텐데"남태령이사가 답했다
"위 누구요? 국정원장? 돈 먹었어요?"김태산 대리가 악에 받쳐 따지듯 말한다
"우린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야.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구"남태령 이사가 말한다
"국가가 이게 할 짓입니까? 사기업 경영권 문제에 간섭하구"김태산 대리도 지지않고 말한다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남태령 이사가 이렇게 말하고 뒤돌아 엘리베이터로 갈어갔다
"뭐가 마지막인데 뭘 어쩌라구"김태산 대리는 남태영 이사 등뒤에 대고 악에 받쳐 소리쳤다
남태령 이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고 옥상에 김태산 대리가 홀로 남겨져 있다
국정원이 사기업의 경영권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간섭하는 것은 처음 본 사안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한 것은 국정원이 금산과 한중명일자산운용 편에 서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국정원장이 국정원이라는 국가정보기관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다고 증거도 없이 경찰에 신고해 봐야 김태산 대리만 정신나간 사람이 될 것이라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김태산 대리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대표실로 향했다
3층 대회의실과 임원실들은 어수선해 보였다
김요한 IR팀장이 3층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김태산 대리를 알아보고 달려와 선다
"오셨어요. 좀 전에 국정원에서 대표님 컴퓨터하고 휴대폰을 압수해 갔습니다"김요한 RI팀장이 말했다
"팀장님도 빼앗겼다면서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예 저도 휴대폰과 노트북을 빼앗겼습니다"김요한 IR팀장이 분하다는 어투로 말했다
"대표님은 어디 계신가요?" 김태산 대리가 대표님을 찾았다
"대표실에 계십니다. 가시죠"김요한 RI팀장이 앞장섰다
장한국 대표는 의자에 앉아 창밖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김태산 대리가 대표실 문 안으로 들어가며 장한국 대표에게 물었다
"왔어요. 괜찮아요. 팔자에도 없는 국정원 압수수색을 다 받아보네요"장한국 대표가 억지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그런데 진짜 어떻게 된 것입니까? 기술유출이 정말 맞습니까?"김태산 대리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장한국 대표가 한동안 말 없이 김태산 대리를 바라봤다
"이런 것도 기술유출이라고 부른다면 우리같은 기업은 해외수출 못합니다" 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김태산 대리가 구체적인 한국태양광과 중화태양광의 업무를 모르지만 한국태양광의 태양광패널과 이를 적용한 태양광발전소 건설에서 실제 설치와 운용에 관한 노하우를 설명해 주는 것이 과연 기술유출인지 의심스럽기는 했다
"금산 최강희 대표의 억지주장에 해명보도까지 했는데 국정원이 이렇게 나오니 저희로써는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시장 반응은 어떤가요?"김요한 IR팀장이 물었다
"국정원 압수수색 풍문조회공시 답변으로 시장은 금산 최강희 대표의 말이 맞다고 믿는 모습입니다. 장 종료 동시호가에서 우리 회사 주가가 보합까지 밀려서 내일 개장초에는 하락 출발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화태양광과의 전략적 제휴가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인 것 같습니다"김태산 대리가 시장반응을 간략하게 보고했다
"국정원에서 혐의가 있다고 했지 기술유출이라고 확정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압수한 컴퓨터와 핸드폰은 포렌식 조사가 끝나면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중화태양광에서 의지를 갖고 있어 우리도 계속 사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기술유출이 아닌데 기술유출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들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장한국 대표가 단호하게 말했다
국정원의 갑작스런 압수수색에도 장한국 대표는 침착하고 단호하게 중화태양광과의 고비사막 프로젝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이나 내일 중화태양광으로부터 400억원이 입금될 겁니다. 주식담보대출로받은 주식을 넘기고 받은 돈이라 100억원 은행빚을 갚고 나면 나머지는 재투자를 할 생각입니다"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재투자라는 것이 유상증자를 하실 생각입니까?"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생산케파를 늘릴 필요가 있어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한국 대표가 고비사막 프로젝트에 의욕을 나타냈다
"그 전에 경영권 방어가 우선해야 할 겁니다. 경영권이 금산에 넘어가면 고비사막 프로젝트는 고사하고 머니게임한다고 회사를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장한국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말해줘요" 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예 다름 아니라 저도 그 자금으로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인가를 고민해 봤습니다"김태산 대리가 자신이 생각한 경영권 방어전략에 대해 설명했고 장한국 대표와 김요한 IR팀장도 기발한 아이디어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돈이 들어오는데로 증권계좌에 넣어줄테니 잘 부탁합니다" 장한국 대표가 말했다
"예 믿고 맡겨주십시요. 주식시장은 제 나와바리입니다" 김태산 대리가 자신있다고 대답했다
김태산 대리는 장한국 대표와 김요한 IR팀장과의 미팅을 마치고 한국태양광을 나와 여의도로 향했다
오늘 장 막판에 국정원 압수수색 소식에 한국태양광이 밀리면서 여의도 동기들이 동요하는 모습이라 이들에게도 현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김태산 대리는 택시를 타고 여의도로 향하고 있었다
올림픽대로 넘어 한강은 석양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는데 김태산 대리는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도데체 국정원이 사기업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어 뭔 짓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술유출이 아닌 건을 기술유출로 몰아 정상적인 수출도 막아버리면 그게 국정원이 할 짓인가 이해되지 않았다. 진짜로 국정원장이 금산으로부터 돈을 먹고 이런 짓을 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왕산에서 만난 남태령 이사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청와대를 생각해 보면 국정원장 윗선을 의심해 볼 수 있었다
중화태양광 같은 중국 기업들을 거래소 국제화라는 명분으로 취임 초부터 무분별하게 IPO할 수 있게 한 것도 지금의 부자 만들어주겠다는 청와대 때문 아닌가?
김태산 대리는 복잡한 머리를 흔들어 잡생각들을 내보내고 붉은 석양에 아름답게 물든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택시는 여의도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오후 6시 여의도 대한증권 본사 앞에 택시가 멈춰선다
김태산 대리가 내리고 그 앞에 허영균 대리가 나와 서 있었다
"어서와 안에 모두 기다리고 있다" 허영균 대리가 이렇게 말하며 김태산 대리를 안내해 본사 안으로 들어갔다
7층 기업금융본부 대회의실에 조위찬 대리, 이한호대리, 홍성철대리 등 본사 근무 동기들 12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김태산 대리의 카톡을 받고 한국태양광을 매수한 친구들로 한국태양광 기술유출 건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었다
김태산 대리는 동기들 앞에서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국정원의 무리한 압수수색으로 기술유출 혐의가 시장내 기정사실화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홍성철 대리는 직접 기업IR을 하면서 장한국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봤기 때문에 기술유출을 할 위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과 한국태양광의 기술력에 대해 신뢰를 보이며 김태산 대리 편을 들었다
다른 동기들도 수긍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 하는 모습이었다
"금산에 경영권을 내줄 수 없다. 냉각캔 같은 사기를 치고 시장을 우롱하는 사기꾼에게 한국태양광 같은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을 내주면 시장도 투자자도 모두 손해가 되고 결국 우리들도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래도 기관투자자들은 동요를 하고 있는데 진짜 기술유출될 경우 그런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기에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상황이라 이를 보유로 바꿀 뭔가가 필요한 상황이야" 조위찬 대리가 기관들의 동향을 설명했다
"장한국 대표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번에 중화태양광에 매각한 주식대금을 재투자하기로 했다"김태산 대리가 장한국 대표의 각오를 전달했다
"오 장한국 대표가 그렇게 나오면 믿고 그대로 가는거지" 이한호 대리가 특유의 넉살을 부리며 큰소리 쳤다
"그런데 중화태양광 리쩌웨이 대표가 아니라 리철산 부총경리 라고 조선족 인사가 대표를 대행하고 있다고 하더라구. 지난번 IPO할 때 알아둔 조선족 관리가 말해주면서 동포끼리 끌어줘서 자기가 탄탄대로가 열렸다구 말야"허영균 대리가 말했다
"응 이번에 리철산 부총경리가 와서 장한국 대표랑 전략적 제휴를 맺었지. 아마도 리쩌웨이 대표가 횡령혐의로 대표역할을 못하고 있는 듯 해. 허 대리가 중화태양광쪽 정보는 더 알아봐줘"김태산 대리가 부탁했다
"에이 그건 이철민 사장님한테 부탁해야지"이한호 대리가 거들며 말했다
중국 쪽 소식은 이철민 사장의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으니 그 편이 나을 수도 있었다
"동기들이 믿고 이렇게 도와줘 너무 고맙다. 오늘 저녁은 내가 살께" 김태산 대리가 말한다
"그래 니가 한번은 사야할 줄 알았다" 홍성철 대리가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김태산 대리는 동기들과 회의실을 나선다
이때 대한증권의 실세이자 송주희 대리가 모시고 있는 안형수 상무와 복도에서 마주쳤다
김태산 대리와 동기들은 안형수 상무에게 90도로 인사했다
"무슨 작당을 하느라 한꺼번에 몰려다니냐?"안형수 상무가 특유의 기분나쁜 어투로 김태산 대리와 동기들을 내려다 봤다
"예 동기들하고 간만에 저녁먹으러 여의도 왔습니다" 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안형수 상무는 들은 채도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갔다
"어휴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 송주희 대리도 이제 갈 수 있겠다. 송대리도 같이 데리고 가자" 허영균 대리가 말했다
허영균 대리는 기업금융본부장이 안형수 상무라 직속상관이기도 했고 그래서 더 식겁한 것 같다. 그래도 안 상무의 비서인 송주희 대리를 챙기는 건 허영균 대리밖에 없는 것 같았다
김태산 대리와 일행은 1층 로비에서 송주희 대리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의도에 밤은 네온사인으로 빛나고 있었고 김태산 대리와 일행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고기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