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레터] 가을의 모든 사랑은 가을을 탓해요.

by 온기우편함
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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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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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민편지

|마음이 다할 때까지 다시 사랑하는 게 맞는 걸까요?



상대와의 성향 차이에서 받는 상처가 커서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런데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도 여전히 너무 보고 싶어요.


용기 내서 먼저 연락해 봤는데, 언제 차 한잔 하며 이야기 하자라는 말에 다시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두려워요.


이 사랑을 놓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마음이 다할 때까지 다시 사랑하는 게 맞는 걸까요?





[온기] 답장편지 그림.jpg


오늘의 답장편지

|마음을 다하지 않은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면, 후회가 되는지도 모르겠어요.



온기님께


안녕하세요 온기님, 바싹 마른 낙엽이 흩날리는 가을이 지나고 있네요.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꼭 가을의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모래시계 같아요. 올해 가을의 모래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벌써 서운해지려 합니다. 오늘은 집에 들어가는 길에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아보아야겠어요. 온기님의 가을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온기님의 편지 속에서 그리움과 속상함, 그리고 약간의 애달픔이 느껴지는 듯해 그저 가만히 온기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꽤나 많은 날을 혼자 속으로 앓았을 온기님이 너무 힘들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온기님의 사랑에 자그마한 응원을 남기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사랑이 참 힘들죠. 가끔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어떨 땐 원망스럽기도 한 것 같아요. 같은 마음을 가진 상대와 같은 시간 속에서 서로를 알아봐야 하니, 사랑을 기적이라 부르기도 하나 봅니다.


온기님의 기적은 어땠나요?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던 순간, 말 한마디, 메시지 한 통, 눈 맞춤 하나하나까지도 설렘에 벅찼던 순간들이었겠죠? 모든 걸 뛰어넘어 떨렸던 그 순간, 서로 맞지 않는 것보다 사랑이 더 커서 문제가 되지 않았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세요.

이후 서로 잘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하고, 극복하기 위해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를 나눠보기도 하고, 그렇게 여러 가지 일들의 끝에서 내린 온기님의 결정이 헤어짐이었다면, 그건 분명 그 순간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온기님, 마음을 다하지 않은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지면 후회가 되더라고요. 사람의 감정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어서 마음을 아낀다고 해서 아껴지진 않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그래서 이 사랑에 상처받을 것이 더 두렵게 느껴지기도 해요.


내가 이 사랑에 더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끝을 택했을지라도, 그 또한 나의 마음을 위한 일이니 나를 존중해 줘요 우리. 온기님은 타인으로부터나, 온기님 자신으로부터나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부디 어떠한 상황이든 온기님은 아주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그치만 결국엔 사랑이 이기겠지”


언젠간 아이유가 했던 말입니다. 미움도 결국엔 사랑이 이긴다고 믿는다며 이 말을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든,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든, 그 어떤 방식으로든 결국엔 사랑이 이길 거란 말인 것 같아 제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이 온기님께도 닿아 작은 위로이자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을은 아주 짧지만, 가을이 남긴 공기의 촉감과 냄새는 우리에게 오래도록 남아 가을을 기억하게 하기도 하고, 내년 가을을 기다리게 하기도 합니다. 올해 가을도 온기님께 그렇게 머물렀다 가는 계절이 되길 바라요.


매 순간 마음에 진심을 다하는 온기님과 온기님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P.S. 가을의 모든 사랑은 가을을 탓해요.


온기우체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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