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레터] 추운 겨울이 끝나면 봄이 찾아올 거예요.

by 온기우편함
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오늘의 고민편지

누군가를 향한 짝사랑이,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고민이에요.


요즘 진로도 연애도 뭐 하나 쉬운 것 없이 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나는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의 평범함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상실감은 다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주저앉아 있는 것조차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아 맘 편히 쉬지도 못합니다.


더 힘든 건 이렇게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저에게 중요한 시기임을 알고 있음에도, 누군가를 애정하는 마음 때문에 그 고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매일매일 죄책감을 동반한 누군가를 향한 짝사랑이,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고민이에요. 늘 잠들지 못하는 이 고민의 시간이 얼른 지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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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답장편지

온기님이 누구든, 어떻게 살아왔든 항상 온기님을 응원할게요.


안녕하세요 온기님, 소중한 고민을 온기우편함에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아 써주신 편지에서 온기님의 감정이 모두 묻어나는 것 같아요. 뭘 해도 잘되지 않고, 쉽지 않은 그런 때가 있죠.


나의 무력함을 마주하고 좌절감을 느끼며, 주저앉아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지는 때 말이에요. 온기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 또한 저의 평범함을 마주했을 때, 제가 좋아하는 가수가 노래로 이런 가사를 들려주더라구요.


“너의 평범함은 나의 특별함.

너의 특별함은 되려 나의 평범함.”


온기님께서는 스스로를 평범하다 칭하셨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사람일 거라 믿어요. 당장 저만 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며 다른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는 온기님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걸요. 글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은 쉬워 보일지 몰라도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아픔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아픔에 누군가는 주저앉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꿋꿋이 견디며 걸어갈 수도 있겠죠. 설령 10명 중 1명만이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고 한들, 그 한 명이 사람들 사이에서 뒤처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주저앉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생각들과 그로부터 오는 배움이 분명히 있으리라 믿거든요.


온기님께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하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는 말은 드리기 힘드네요. 말은 쉽지만 그렇게 행동하기가 어려운 걸 잘 아니까요. 그렇지만 온기님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온기님 스스로를 더 믿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에요. 온기님께서 잠깐 쉬고 계신 지금은 분명 충전을 위한, 또 다른 기회를 위한 잠시 동안의 일시 정지일 뿐이니까요. 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온기님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보다는 따뜻하게 안아주시길 바라보아요.


온기님의 편지를 보고 가장 마음 아팠던 건 누군가를 사랑함에 죄책감을 가지고 계신다는 사실이에요. 저는 살아가며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축복받을 감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치만 온기님께서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한자 한자 쓰기가 조심스러워요. 저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독한 짝사랑을 해봤거든요. 하루의 기분이 온전히 그 사람 때문에 좌지우지되고, 내가 상각하는 것의 반의반만이라도 나를 생각해 주길 바라며 대수롭지 않게 던진 말, 행동에 하루 종일 고민하고…


사랑 앞에선 사람이 참 약해지네요. 누군가는 온기님께 중요한 시기이니 사랑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짝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알잖아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휙휙 바뀌는 게 아니라는 걸요. 그러니 저는 온기님께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고, 죄책감을 가질 감정이 아니라구요.


그렇지만 온기님, 그분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되 그분을 사랑하듯 온기님 스스로에게도 그만큼의 사랑을 쏟아보는 건 어떨까요? 그분이 어떤 일을 하던지 잘 됐으면 하는 바람만큼, 온기님도 온기님의 미래를 위해 마음을 쓰고, 그분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만큼 온기님도 온기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우리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 아닐까요?


너무나도 소중한 온기님, 제 취미는 필사인데요. 그중 제가 좋아하는 글들 몇 개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만일 당신이 종종 마음 앓는 사람이라면 아마 계절의 아름다움이라던가 노래 한 곡이 주는 행복 같은 것도 더 깊이 느끼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당신의 섬세한 심장을 믿었으면 좋겠다.”


안녕! 네가 누구든, 어떻게 살아왔든, 각자의 삶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너의 오늘을 내가 사랑해.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람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마지막 이상의 ‘이런 시’는 찾아보니 해석이 참 많더라구요. 사랑 시가 아니라는 해석도 꽤나 있구요. 그치만 저는 짝사랑 할 때 몇 번이고 곱씹던 시랍니다. 제가 느꼈던 문학이 주는 작은 위로가 온기님께도 무사히 닿았길 바라며 이만 편지를 마쳐보아요.


온기님이 누구든, 어떻게 살아왔든, 어떤 하루하루를 보냈던 저는 항상 온기님을 응원할게요. 추운 겨울이 끝나면 자연스레 봄이 찾아오듯,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듯, 지금의 힘든 날들이 곧 좋은 날들로 바뀔 거라 확신합니다. 온기님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온기님의 삶이 항상 따뜻하길 바라며, 진심으로 온기님의 행복을 빌어요 :)


온 마음을 담아

온기우체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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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는 '누구나 위로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비영리단체예요.


온기우편함은 이렇게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한 청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누군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온기를 지켜가고 있어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온기우편함은,

언제나 따뜻한 위로의 공간이 되고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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