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오늘의 고민편지
안녕하세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남들과는 다른 길을 택한 30대 남자입니다.
아무리 힘을 내서 위기와 역경을 딛고 일어서도, 꿈에 가까워지는 희망보다는 현재를 견뎌내는 것이 고작인 것 같아요.
이 긴 여정에 저는 종종 외롭고, 지쳐버리는 것만 같네요. 다시 삶이 즐겁고, 희망으로 차오르고, 외로움이 덜어지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고민이 덜어질까요? 답을 주신다면, 온기에 제 마음을 담아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의 답장편지
온기님께
온기님,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었나요? 온기님을 둘러싼 세상이 오늘 하루 버겁게 다가왔을지, 혹은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진 하루였을지 궁금합니다. 무슨 일이 있으셨던, 온기님, 오늘 하루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온기님께서 이 편지를 받아보실 즈음, 그날 날씨는 어떨까요? 그늘진 곳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 대신, 오늘 제게 닿은 오후의 햇살을 가득 담아 온기님께 전해드리고 싶어요.
위기와 역경을 딛고 섰다는 것은, 온기님께서 위기와 역경을 마주한 적이 있으셨다는 것이겠죠? 얼마나 힘들고,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제가 감히 상상할 수 없고, 멋대로 단정 지어서도 안 되는 그런 고통이었겠죠. 온기님, 거대한 암흑과도 같은 긴 하루를 홀로 견뎌내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역경을 딛고 일어서 보려는 노력을 시도해 주셔서 감사해요. 설령 그 노력이 생각한 만큼 좋은 끝맺음을 가지고 오지 않았더라도, 온기님께서 그때 들인 노력은 온기님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 괜찮아요 온기님. 차가운 하루를 딛고 일어서는 건 엄청난 용기입니다. 그런 용기를 내는 사람은 그 무엇으로도 꺼지지 않을 강렬한 불꽃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이었고, 앞으로도 더욱 찬란하게 빛나실 온기님을 응원하고 싶어요 :)
이 편지를 쓰고 계셨을 온기님께서는 현재를 견뎌내는 것이 버겁고, 앞으로 가야 할 미래가 너무도 긴 여정처럼 느껴지셨군요. 그 과정에서 종종 외롭고, 지쳐버리는 것만 같다고도 말씀해 주셨어요. 맞아요 온기님, '하루'라는 시간은 정말 견디기 괴로울 정도로 버겁게 다가올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할 때면 그렇게나 순식간에 흘러가더니, 아무리 노력해도 끌어낼 힘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날에는 굉장히 더디게 흘러가더라고요.
하지만 온기님, 부디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온기님께 다가온 하루가 유독 매서워, 폭우처럼 쏟아지는 감정의 우울과 이유 모를 상실감에 시달리게 되신다고 하더라도 온기님께서는 여전히, 늘 그래왔듯, 변함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말이에요.
우리는 때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쓰러지고, 오랜 기간 간절히 꿈꿔왔던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순간과 직면하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듯한 감각이 들고는 하죠. 음식으로도, 음악으로도, 주변 사람들의 조언으로도 쉽사리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이를 온기님께서는 외로움과 지쳐버린 마음으로 표현해 주신 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온기님,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드려도 괜찮을까요? 제가 며칠 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길 기다리며 서 있었는데, 건너편에 두 모자가 있었어요. 유치원복을 입은 아니는 작은 통을 들고서 마블의 히어로 같은 당당함을 뽐내고 있었고,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계셨어요. 때마침 신호등이 바뀌었고, 그들과 가는 길이 겹쳤기에 살며시 들려오는 대화는 다음과 같았어요.
"우리 아들, 어떻게 이런 걸 다 만들었어? 크림도 잘 바르고, 안에 과일도 예쁘게 넣었네. 기특해 우리 아들. 고마워."
어째서인지, 저는 그 말을 듣고 울컥하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조금 뜬금없을지도 모르지만, 인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일류 셰프처럼 멋들어진 음식 한 그릇을 만들어내지 못해도, 엉성하고 서툰 손길로 완성했다 하더라도, 그 누가 완성하고자 꼬물거린 손의 움직임을 비웃을 자격이 있을까요? 그저 감사한걸요. 그저 예뻐 보이기만 하는걸요 :)
세상이 정한 기준에 자신이 조금 못 미치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죠. 다른 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법인지라, 우리는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가고, 남에게는 하지 못할 말을 스스로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기도 하고요. 저도 그랬답니다.
그러나 온기님, 긴 여정 속에서 온기님께서 노력하고 쏟아부으며 빚어낸 그 모든 것들은 어느 잣대로도 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감사하고, 예뻐 보이기만 하는 걸요.
온기님의 가슴에 구멍을 뚫어버린 세상의 잣대는 어떤 모양일까요. 별 모양, 나뭇잎 모양, 세모, 네모... 사실 우리 모두는 그런 정형화된 모양으로 찍어낼 수 없는 소중한 이들인데 말이에요. 온기님, 좌절하셔도 괜찮아요. 깊은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내셔도 괜찮아요. 고민 끝에 눈물을 흘리셔도 정말 괜찮아요. 그런 치열한 고민 끝에 온기님께서 내리신 결론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존재만으로 반짝이고 있구나, 도형 틀로 찍힐 존재가 아니었어, 하고요.
온기님, 어쩌면 온기님은 이미 즐거움과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 주변에 전하고 계신 분일지도 몰라요. 온기님께서 마지막에 전해주신 그 한 문장으로 제 마음이 희망과 따뜻함으로 가득 찼거든요. 소중하게 빛나고 계신 온기님, 충분히 아름다우신 온기님, 제가 온기님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온기님께 제 마음이 무사히 닿길 바라며...
온기우체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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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는 '누구나 위로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비영리단체예요.
온기우편함은 이렇게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한 청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누군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온기를 지켜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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