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레터, 서른두 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오늘의 고민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입니다. 30대가 되고 나니 그동안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고민을 하게 되네요.
연인이든, 친구이든 쌓아가는 건 오래 걸리고 참 소중한데 끝나면 그간의 시간과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요즘 들어 허무한 마음이 크게 들어요.
관계에서 끝맺음이 필요할 때, 어떻게 끝맺음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오랜 연인과의 이별 후엔 어떻게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 오늘의 답장편지
애정하는 온기님께
온기님 안녕하세요, 오늘 잠시 외출할 일이 있어 나갔다 오는 길에 흰 눈이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눈은 소복하게 금세 쌓이기도 하지만, 또 언제 그랬나는 듯 녹아 사라져 버리고는 하죠. 오늘 본 눈송이에 온기님의 이야기가 아른거리더라구요. 온기님께 완벽한 해답을 드릴 수는 없겠지만, 오래도록 '인간관계에서 좋은 헤어짐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온 한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답장을 적게 되었어요.
온기님이 고민하시는 일들처럼 저도 개인적으로, 직업적으로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친분을 쌓아왔지만,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보니 제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정작 몇 되지 않더라구요. 떠나간 인연들도 있었지만, 사실 제가 끊어낸 인연들이 참 많았어요. 그때는 그저 칼 같이 돌아서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거든요. 연인 관계에서도 친구 관계에서도요.
그러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에 '아, 저렇게 지내볼 수 있었겠구나!'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인연들을 딱 잘라 끊는 것이 아닌 서서히 멀어지는 방법이 서로에게 무리없는 끝맺음을 줄 수 있다'라는 말이었어요.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듯, 삶의 어느 시기마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더 가까워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친했던 친구와는 일 년에 한두 번 연락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아주 오래된 친구들처럼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도 그 안에 말할 수 없는 끈끈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요 :)
온기님은 어떠신가요? 끝을 고민해야 하는 인연이 있다면 끝맺음에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소중한 시간과 노력으로 다정한 한 시기를 보낸 인연들과 서서히 거리를 넓혀보며 온기님만의 인연 바운더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인은 오래된 사이일수록 서로 가족과 같은 정서로 묶여 있다고 해요. 그런 사람과 하루아침에 이별을 마주하게 된다면 가족을 잃은 슬픔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온기님, 참는 감정 없이 마음껏 아파하시고, 또 그리워하시고, 급하지 않게 내 자신이 마음을 추스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하는 의견을 조심스레 전해봅니다.
삶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또 언제든 비슷한 고민들이 찾아오고는 하는데요. 고민하는 자세로 자신의 삶을 대하는 분들은 늘, 언제나, 시간이 걸려도 자신의 길을 찾아내시더라구요 :) 온기님께서도 충분히,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길을 찾으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가사 몇 줄을 적어보고 싶어요.
'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모든 눈물이 다 기쁨이고, 이별이 다 만남이지. 사랑을 위해서 사랑할 필요는 없어. 그저 용감하게 발걸음을 떼기만 하면 돼. 네가 머뭇거리면 시간도 멈추지. 후회할 때 시간은 거꾸로 가는 거야. 잊지 마라. 시간이 거꾸로 간다해도 그렇게 후회해도 사랑했던 순간이 영원한 보석이라는 것을.'
- 김창완, 시간
온기님, 가사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이 저는 연인만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온기님의 다정으로 보석 같은 연인들을 만나 보낼 따스한 나날들을 언제나 응원할게요.
삶을 고민하는 멋진 생을 살고 계신 온기님께, 마음을 담아
온기우체부 드림.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게 당연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비영리단체예요.
2017년,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현실로 옮기고 싶었던 한 청년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온기우편함은 우리의 세상은 언제나 작은 다정함으로 바뀐다고 믿으며, 변함없이 진심을 담은 손편지를 전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마주치는 온기우편함이 따뜻한 위로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언제나 온기님의 곁에 머무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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