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빛 사이 두 팔로 껴안은 사랑

2부-벽을 마주하다

by 만두콩

7장. 진단명: 자폐


아이의 두 살 생일이 지나고도,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엄마와 눈을 맞추고 손뼉을 치며 “엄마!”를 부를 때, 내 아이는 늘 혼자였다.

장난감을 똑같은 각도로 빙글빙글 돌리거나,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빛만 오래 바라보았다.


불안은 점점 모래알처럼 쌓였다. 처음에는 다른 엄마들 말마따나 ‘개성’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느릴 수도, 늦게 따라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아이가 반복하는 행동들, 장난감을 계속 빙글빙글 돌리는 손동작, 일정한 간격으로 내는 낮은 소리, 밝은 빛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들이 어쩐지 규칙적이고 의미 있는 신호처럼 보였다.


우리는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소아발달클리닉의 대기실은 흰 조명 아래 조용했지만, 내 속은 요동쳤다. 아이들이 읽을 동화책들과 발달 관련 도서들이 정돈된 책꽂이에 놓여 있었고, 다른 부모들도 조심스레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진료실 안에서 의사는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읽어 내려간 뒤,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검사 결과와 관찰을 종합하면, 현재 발달 상태는 자폐스펙트럼에 해당합니다. 증상이 심해서 중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순간, 내 귀에는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내 앞에 의사가 입을 열어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자폐 그 단어가 내 심장 깊숙이 떨어져 철컥, 자물쇠처럼 잠기는 소리가 들린 것만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는 고래상어 인형을 꼭 쥔 채 창밖만 바라봤다.

나는 거울에 비친 그 작은 아이를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는 한쪽 눈을 잃었고… 이 아이는 세상과의 반쪽을 잃은 걸까.”


그날 밤, 아이의 잠든 얼굴을 오래 바라보며 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동시에 다짐했다.

“괜찮아. 엄마가 끝까지 너를 볼게. 두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