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벽을 마주하다.
8장. 끝없는 질문
진단 이후, 나를 괴롭힌 건 ‘왜?’라는 질문이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내가 뭘 잘못했나? 임신 중에 먹은 음식 때문일까, 혹은 나의 유전적 탓일까.
끝없는 물음표가 밤마다 몰려와 내 마음을 잠식했다.
처음에는 정보를 모으는 것이 도움이 되는 줄 알았다.
인터넷 카페들을 뒤적였고, 논문과 치료법을 찾아 읽었다.
전문적인 글은 때로 위안이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너무 기술적이거나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을 건조하게 적어 놓았다.
댓글 창에는 위로의 말도 있었지만, 비난과 편견도 숨어 있었다. “엄마가 너무 감싸주어서 그렇다”, “자극을 너무 줬다” 같은 말들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가족의 반응도 다양했다. 무언가 잘못했다기보다는 우리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지만, 일부 친척은 이해의 영역을 벗어나 조언을 쏟아냈다.
“아이를 더 밖에 데리고 나가라” “다른 방법을 찾아라”라는 말들이 내 귀를 채웠다.
남편은 묵묵히 곁을 지켰다. 하지만 우리 대화는 종종 어긋났다. 그는 “괜찮아, 방법을 찾자”라고 했지만, 내 귀에는 “네가 강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나는 점점 지쳐 갔다.
나는 밤늦게까지 자료를 읽느라 눈에 다크서클이 생겼고, 우리 부부는 서로의 피로를 겉으로만 위로했다
가장 괴로웠던 건 ‘원인’을 찾아내면 모든 것이 설명될 것 같다는 착각이었다.
원인을 알면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줄어들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른 쪽으로 흘렀다. 원인에 대한 탐색은 돌고 도는 미궁 같았다. 의사들은 조심스럽게 말할 뿐, 확실한 답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내 안의 작은 목소리는 여전히 말했다. “아이의 잘못이 아니야. 누구의 탓도 아니야.” 그 목소리를 붙잡지 않으면, 나는 무너질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