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의 의미를 다시 묻다
목표의 의미를 다시 묻다. [꾸준함의 기술]을 읽고.
우리는 흔히 성공을 이렇게 그린다. 오랜 노력 끝에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는 장면. 그 장면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곧 삶의 추진력이라고 배워왔다. 그런데 이 책은 조용히 묻는다. 정말 그래야만 하는가?
이노우에 신파치는 자신의 취미가 "꾸준히 하기"라고 말하는 일본 작가다. 거창한 재능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를 작은 습관으로 채우고, 그것을 흔들리지 않고 이어가는 방법에 대한 담백한 에세이다. 책 속에는 인상적인 장면 하나가 등장한다. 한 암벽등반가가 험난한 등반을 마치고 정상에 앉아 잠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는 곧 그날 하지 못한 운동을 하러 자리를 떠난다. 작가는 그 장면에 이렇게 말을 붙인다.
"기쁨은 그 순간 충분히 음미하면 된다. 하지만 그 후에는 담담하게 일상을 이어나가라."
처음엔 이 말이 냉랭하게 느껴졌다. 그토록 어렵게 오른 정상인데, 그냥 내려가라니. 하지만 곱씹을수록 이 문장은 목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목표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목표를 두 가지로 구분하게 되었다. 도달하기 위한 목표와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한 목표. 전자는 목적지 자체가 의미이고, 후자는 가는 과정이 의미다. 작가가 경계하는 것은 목표를 없애라는 게 아니라, 과하면 다음 일을 시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두운 시골길을 운전하다 보면 앞차의 불빛을 무심코 따라가고 싶어진다. 편하고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그 불빛이 아무리 편안해 보여도 내가 가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어야 한다. 목표는 바로 그 핸들의 방향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흔들릴 때 제자리를 잡아주는 것.
그렇게 생각하니 목표에 도달하고도 담담히 일상으로 돌아오는 암벽등반가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그는 목표를 가볍게 여긴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목표를 가장 올바르게 사용한 사람이었다. 정상은 끝이 아니라, 꾸준히 걸어온 여정의 한 지점일 뿐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종종 목표에 닿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포기한 사람으로 단정 짓는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작은 습관을 매일 이어가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성장은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걷는 매일의 과정 속에 조용히 쌓인다.
무언가를 시작했다가 중간에 그만둔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다시 걷게 만들어줄 것이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목표를 세우지 말라는 얘기도 아니다. 오늘 하루, 작은 것 하나를 담담하게 해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이 쌓이면, 어느 날 우리도 정상에서 잠시 웃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