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막막한 마음

막막할수록 쓰자

by 청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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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다시 막막해진 마음


주말 동안 8시간짜리 AI 전자책 쓰기 강의를 들었다. 이번엔 꼭 전자책을 써보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했지만, 막상 강의를 다 듣고 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걸 정말할 수 있을까?’ 의욕보다 막막함이 더 커졌다.

문제는 AI가 써주는 글이었다.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글은 내 글 같지 않았다. 내가 살아온 시간도, 느꼈던 감정도, 내가 쌓아온 감각도 그 안엔 없었다. 그냥 어디선가 본 듯한, 누가 써도 될 법한 문장들이었다.

나는 내 경험을 녹여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초고를 쓰고 ChatGPT에게 다듬어달라고 하면 문장이 좋아지긴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그 글을 다시 내 말로 고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AI가 만든 목차는 근사했다. ‘이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일까?’ 목차를 보니 막막했다. 알려준 목차로는 어떤 얘기를 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AI가 아니라, 나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침에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이런 고민을 동료직원에게 물었다.

"곽계장님, 계장님이 보기에 저가 어떤 전자책을 내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팀장님은 독서모임하고 나서 요약을 참 잘하시는 것 같던데요?”

그 한마디에 번쩍했다. 그래, 나는 7년 동안 독서모임을 하며 회원들의 이야기를 정리해왔다. 그들의 말에서 핵심을 찾아 기록했고, 모임 후 느낌을 요약해서 카페에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게 나의 힘이었다. 사람들은 독서모임을 하면 말하고 그저 듣고만 간다. 모임이 끝나면 그날의 생각이 흩어진다. 하지만 나는 기록했고, 다시 읽었고, 내 생각을 다듬었다. 그게 결국 나를 키웠다. 그렇다면 나는 그 ‘요약의 힘’을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독서모임 후 정리하는 법’, ‘생각을 글로 남기는 법’을 실용서 형태로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원들의 말, 그리고 내가 어떻게 정리했는지를 예시로 보여주는 식으로. 그렇게 하면 AI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내 경험과 감각이 녹아든 ‘나의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고, 쓰고, 쳇 gpt에게 묻는 과정을 반복하며 나의 방향을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쉽지 않지만 이과정을 거쳐야 책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다시 알게 됐다. 글쓰기는 완벽하게 잘 쓰는 일이 아니라, 나에게서 출발하는 일이라는 걸. AI의 도움은 도구일 뿐, 방향은 나로부터 나와야 한다. AI는 결과물을 뚝딱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나의 생각을 요약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였다.

막막할수록 쓰자. 글을 쓰는 동안, 혼란은 정리가 되고, 길은 열린다. 완벽한 글보다 진짜 내 이야기를 쓰자. 쓰는 동안 우리는 조금 더 ‘나다운’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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