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by 브니엘

아아 친구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번엔 정말 큰 사고가 나고 말았네. 요셉 일이라네. 우리 형제들이 요셉을 종으로 팔았다네!! 쉿! 비밀일세. 이 사실이 절대 누구에게도 알려져서는 안 되네. 자네는 입이 무거운 사람이니 자네에게라도 털어놓고 마음의 짐을 좀 덜고자 한다네.

요셉이 매를 맞고 벌을 받자 형제들은 잠시 의기양양했지만 곧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네. 요셉은 여전히 채색옷을 입고 다니며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있었거든. 이런 일로 달라질 그의 위치가 아니었네. 좀 더 확실한 조치가 필요했지. 하나님도 참... 형제들의 이런 마음을 아셨을 텐데도 정말 딱 그러기 좋은 날을 주셨거든. 집에서 꽤 떨어진 곳에서 양을 치고 있을 때, 요셉이 아버지의 명으로 우리들을 살펴보러 왔었다네. 우리를 말릴 아버지나 다른 식구들이 없이 요셉은 그렇게 혼자 우리에게 다가왔네. 그가 저기 멀리 있을 때에부터 우리는 요셉을 알아볼 수 있었네. 그의 채색옷... 저 빌어먹을 놈의 채색옷...

형제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어. 모두의 마음에 악한 생각이 찾아왔었다네. 결국 형제들이 그 생각을 마음에만 담아두지 않고 입에서 뱉어 내었네. '그를 죽이고 짐승이 잡아먹었다 하자. 그래도 그 잘난 꿈이 이루어지는지 어디 한번 보라지.' 오, 형제들의 이 분노는 요셉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네.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이 아닌 요셉을 선택하신 하나님과 아버지 야곱에게 분노하고 있었지. 그가 라헬의 아들이라는 것 말고는 대체 무엇이 달라서 우리가 그에게 절해야 한단 말인가?! 왜 같은 형제인데 그는 채색옷을 입고 우리는 들에서 양을 돌보는 것인가? 우리의 마음은 박탈감, 실망감, 거절감, 열등감... 등으로 들끓고 있었고 우리는 그 어두운 감정이 이끄는 대로 무서운 선택을 하려는 중이었네. 요셉을 죽여 하나님께서 요셉의 꿈을 이루지 못하시도록.

형제들과 함께 분노를 쏟으면서도 마음 한편이 계속 불편했네. 다른 사람들과 나는 입장이 좀 다르지 않은가. 따돌림당하던 나를 챙겨주던 요셉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라네. 나는 지금 은혜를 원수로 갚는 중이었지. 하나님께서 나의 이 악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보응하실지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었어. 형제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네. 그냥 광야 한복판 외진 구덩이에 그를 던지고 가자고 말이야. 어차피 광야 구덩이에 있으면 당연히 죽게 될 것인데 우리가 손에 피를 묻힐 것이 무엇인가 하고 말일세. 그렇게 일단 살려 놓으면 어떻게 해서든 나중에 구해서 아버지에게로 요셉을 데리고 올 수 있겠지. 그 방법에 대해서까지는 떠오르는 바가 없었지만 우선은 요셉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네. 다행히 형제들은 일단 요셉의 채색옷을 벗기고 구덩이에 던져 놓았었네. 한 숨 돌린 나는 이제 저 아이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가 고민되었네. 그러다가 이곳으로 가끔 미디안 상인들이 지나가곤 한다는 사실이 생각났네. 그들에게 요셉을 사달라고 부탁하자! 그리고 그들에게 아버지 야곱에게 요셉을 더 비싼 값으로 되팔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상인들이야 돈을 더 받을 수 있다면 손해 볼 것 없으니 좋은 방법 같았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어. 어떻게든 요셉의 숨이 붙어 있는 동안, 형제들이 마음이 바뀌기 전에 그 상인들을 만나 부탁해야만 했네. 그래서 다들 식사를 하는 동안에 나는 양을 좀 더 돌보겠다며 슬그머니 무리를 빠져나왔네. 그리고 온 사방을 둘러보며 상인단의 모습을 찾아보려 했지. 아... 한참을 돌아보아도 그들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네. 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어지러운 마음으로 형제들에게로 다시 돌아왔는데... 그 사이 일이 일어난 걸세. 형제를 자기 손으로 죽이는 것은 영 께름칙했던 아우들이 그 사이 그를 정말로 지나는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아버린 것이었네. 요셉은 이미 그렇게 사라지고 없었네. 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이 하얗고 아무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그저 후회뿐이었지. 어쩌다 이스마엘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놓쳤을까? 내가 좀 더 민첩하고 재빠르게 행동했더라면 요셉을 구할 수 있었을까? 왜 나는 형제들에게 미움을 받더라도 더 강하게 그를 살리자고 주장하지 못했을까? 요셉을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럽고 원망스러웠네.

한참을 괴로워하다, 이제 그만하라며 이러고 있어 봐야 뭐할 거냐는 유다의 말에 얼굴을 들었네. 그리고 그때 언뜻 형제들의 얼굴에서 다들 얼마만큼의 후회와 두려움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네. 분한 마음에 다들 일은 저질렀으나 막상 아버지에게 이 일을 어찌 고할까 염려도 되었지. 그래도 다들 우리의 선택은 합당했다며, 우리는 그러할만했다며 후회를 숨기고들 있었네. 벌써부터 후회한다면 그건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는 셈이 되니까. 그렇게 우리는 복잡한 마음을 서로에게 숨기고 아버지에게 돌아왔네. 요셉의 채색옷에 짐승의 피를 묻히고 그가 아무래도 짐승에게 찢겨 죽은 것 같다 말씀드렸지.

오... 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줄 알았네. 라헬을 잃고 이제 요셉을 바라보며 사는데 어찌 내게서 요셉을 데려가시냐며 하늘을 보며 절규하셨지. 아버지는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고통스러워하셨네. 아버지의 슬픔과 고통의 무게는 어찌나 무거운지 이내 우리 형제들과 온 식구들을 덮었다네. 우리의 처소 전체에 어두움의 그늘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던 우리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각자의 처소로 돌아왔네. 그냥...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네. 아... 아버지가 이 무서운 일을 저지른 것이 우리 형제들이라는 것까지 아신다면 정말 돌아가시고 말 걸세. 우리 모두는 입조심을 해야 할 거야. 그래. 그렇게 이 일을 덮고 지나가면, 그렇게 날이 지나고 나면 아버지도 나아지실 거야. 시간이 지나면 무슨 일이든 무뎌지지 않겠나. 비록 요셉을 잃었으나 그에게는 여전히 장성한 훌륭한 열한 아들이 있다는 것과 그중에 하나는 요셉과 같이 라헬의 자녀라는 사실을 기억해 내시겠지. 그래. 나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어두운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 아니라 분위기 전환을 위해 첫째인 내가 애를 써야겠어. 내가 기운을 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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