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by 브니엘

요셉에 대한 형제들의 미움은 점점 커지고 있다네. 이제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모두 요셉을 미워하고 괴롭히는 일에만 열을 올리고 있지. 어제는 나무를 베고 장작을 정리해 들이는 일 중이었네. 요셉이 또 그 채색옷을 입고 나타났지. 나조차도 그 채색옷을 보면 속에서 부아가 치민다네. 마치 그 옷이 '이 아이는 특별해. 그래서 아버지는 너희들보다 이 아이를 더 사랑하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네. 시작은 유다였네. 유다가 나도 채색옷을 한 번 입어보자며 요셉의 옷을 잡아챘지. 요셉이 돌려 달라고 달려들자 유다는 옷을 시므온에게 던졌네. 시므온은 또 레위에게... 레위는 또 다른 형제에게 요셉은 형들 사이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그만 장작더미로 엎어지고 말았다네. 우당탕 소리가 하며 공들여 쌓은 장작더미는 모두 무너졌고 요셉은 일어나 화를 내며 날뛰다가 그만 옆에 있던 물항아리까지 엎어 쓰고 말았네. 저 혼자 물을 뒤집어쓴 그 우스운 모습에 형제들은 요셉을 둘러싸고 웃기 시작했지. 그렇게 요셉이 그렇게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 있을 때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아버지가 달려왔네. 아버지 눈에 그 광경이 어떻게 비쳤을지...

사랑하는 아들 요셉은 물에 흠뻑 젖어 형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장작더미는 엉망으로 널브러져 있지. 자신이 곱게 지어준 채색옷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지. 여러 가지 정황상 누가 봐도 형들이 요셉을 못 살게 굴고 있는 중이었지. 게다가 납달리가 나와 요셉에게 물을 끼얹은 적이 있었지 않나. 아버지는 요셉에게 달려가 다친 데는 없는지 물어보시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으셨지. 약이 바싹 오른 요셉이 평소답지 않게 거짓말을 하더군.

"형들이 저를 장작더미에 밀어 넘어뜨리고 물을 부었어요!"

형제들이 모두 그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아버지가 과연 누구 말을 믿으셨겠나? 형제를 괴롭히는 너희 거짓말쟁이들이 아니라 정직한 내 아들 요셉의 말을 믿는다고 하셨지. 너희들은 모두 반성하며 장작더미를 정리하라고 소리치시고는 요셉을 데리고 들어가셨네. 아버지와 요셉의 뒷모습 뒤로 형제들이 억울하다며 아우성쳤지만 아버지는 눈도 꿈쩍하지 않으셨네. 어차피 우리가 요셉을 괴롭혔던 것은 사실이지 않냐며 내가 말했지만, 다들 아버지에게 또 요셉에게 두고 보라며 이를 갈았다네.

다음날 그러니까 바로 오늘 아침, 식사자리에 요셉이 잠을 한 숨도 못 잔 수척한 얼굴로 나타났네. 우리 형제들은 모두 분한 얼굴로 나타나 요셉을 흘깃거렸지. 식사를 하려는데 요셉이 눈을 질끈 감고 말했네

"드릴 말씀이 있어요! 어제는 제가 거짓말을 했어요! 형들이 저를 직접 밀지도, 물을 붓지도 않았어요!"

당황한 아버지는 잠시 말씀을 잊으셨고, 이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형제들이었지.

"보세요 아버지! 요셉 저 녀석이 거짓말을 한 거였어요! 그런데도 벌은 우리가 받았었죠! 아버지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요셉에게는 어떤 벌을 주실 거죠?"

"요셉 넌 어제 거짓말을 했어. 나를 속였다. 그리고 네 거짓말의 결과로 네 형들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벌을 받았지. 네 거짓말 하나가 미친 영향을 잘 생각해 보려무나. 정직하지 못한 것이 얼마나 악한 것인지. 오늘 네 거짓말을 털어놓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멈추지 않으면 거짓은 또 거짓을 낳고 그 영향이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란다. 이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

그리고 아버지는 그날 요셉에게 회초리를 드셨네. 요셉은 매를 맞고 아직 남아있는 나무들을 쪼개고 정리하는 일을 혼자 마무리하라는 벌을 받았지.

나는 사실 오늘 조금 놀랐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요셉이 이해되지 않았다네. 어차피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한, 요셉은 형제들에게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네. 어제의 거짓말이 그 미움을 보태긴 했지만, 그게 아니라고 해도 어차피 달라질 것은 없었네. 그것은 그저 모두의 눈에 당연하고 뻔한 사실이었지. 그러니까 그가 거짓말을 고했을 때, 그는 소중한 아버지의 신뢰를 잃고 벌을 받게 될 것을 예상할 수 있었을 걸세. 그러나 딱히 형제들과의 관계가 나아질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알았을 걸세. 그 애는 똑똑한 아이니까. 소중한 것을 잃게 될 것이 뻔하고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정직... 요셉은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생각해 보면 요셉은 자주 그런 선택을 했네. 나를 살펴준 것도 마찬가지였지. 따돌림당하는 내편에 서면 자기까지 형들에게 따돌림당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아니 실지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때에도 그는 그 행동을 멈추지 않았지. 형제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애타 하면서도 그 애는 내 옆자리를 지켰었다네. 이 애는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대로 기적의 아이일까? 이 아이의 꿈대로 이 아이를 무언가를 이루고 우리의 절을 받게 될까?

요셉이 혼자 장작을 정리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다가가 도와주기 시작했네. 녀석은 나를 무척 반가워하면서도 내가 도와주는 것은 한사코 거절했지. 이것은 자기의 일이라며 말이야. 일은 자신이 할 테니 거기 앉아 자신의 말동무나 되어주면 좋겠다고 하더군. 마침 나도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자리를 잡고 앉았네.


"그냥... 아버지에게 그렇게 배웠어 형. 모든 말과 행동, 사람에게 어떻게 평가받을지가 아니라 여호와 앞에 정직한가를 생각해 보라고. 결과는 그다음이라고. 결과는 나에게 속한 것이 아니고 여호와께 속한 것이지. 나는 그저 내 몫의 행동을 열심히 할 뿐이야. 형 말대로 나도 알고 있었어. 어쩌면 아버지의 신뢰를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는 것. 나를 믿었던 만큼 배신감도 크실 수 있다는 것 말이야. 그리고 내가 거짓말을 이실직고하든 그렇지 않든 형들이 여전히 나를 미워하리라는 것도. 맞아. 하기 싫었어. 모른 척하고 싶었지. 어차피 형들이 날 괴롭혔던 것은 사실이니까 나도 한 번쯤은 반격할 수 있잖아 하고 나를 합리화하기도 했어. 모르겠어, 형 그냥 그날 저녁 지는 해를 바라보는데, 여호와께서 내게 '오늘 너는 내 앞에 서 있느냐' 하고 물어보시는 것 같았어. 그냥 내 기분이 그랬어. 그리고 그 질문이 밤새 머릿속에서 반복되었지. 대답할 수 없어서 괴로웠어. 그리고 오늘 아침 여호와의 말씀에 대답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털어놓았어. 형. 아버지를 실망시켜 드렸고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 또 벌을 받고 있지만 난 기분이 좋아. 여호와의 말씀에 오늘은 네.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거든. 마음도 머릿속도 한결 가벼워. 그리고 말이야. 화를 내실 수도 실망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버지도 하나님께서도 여전히 나를 사랑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 그냥 아버지고 하나님이시니까. 내 잘못이 엄청 큰 것은 아니니까 뭐 이런 이유에서가 아니라, 내가 한 잘못의 크기와 관계없이 그냥 그분은 그런 분이시니까. 나와 관계없이 그분의 변치 않는 속성 때문에. 아버지에게 배워서 그걸 조금 알고 있거든. 하나님은 그분 앞에 정직하게 나아가는 자를 외면하지 않으시지."

요셉은 이렇게 말했네.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한 마디 한 마디 모두 기억하지만 사실 잘 이해가 되지는 않네. 저 녀석은 아버지가 공부를 시키셔서 인지 , 가끔 내가 한참 형인데도 못 알아들을 소리를 한단 말이지.

어쨌든 어제의 난리는 이렇게 일단락되었네. 요셉이 벌을 받는 것을 보았으니, 형제들의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지겠지. 또 소식 전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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