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를 위해 시작한 유튜브 도전
‘하쿠나 마타타’
실의에 빠진 친구에게 전하는 격려의 한마디. "걱정 마, 다 잘될 거야"라는 뜻이다.
실제 존재하는 말로,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와 탄자니아 지역에서 통용되는 '스와힐리어'다.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는 티몬과 품바가 심바를 위로하며 부르는 노래를 통해 알려졌다.
2005년 일본 '시키 극장'에서 둘째 딸 '나라'역의 무대를 지켜보느라 처음으로 들었던 말이 지금은 친숙한 단어가 됐다. 젊은 날 연고전 열릴 때 목이 터져라 외쳤던 응원구호 "아카라카 칭, 아카라카 쵸, 아카라카 칭칭 쵸쵸쵸."를 떠올리며, 어려움과 시련을 겪을 때마다 "하쿠나 마타타" 이 말을 크게 외쳐 본다.
인생 1막 해외 건설현장 10년 간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사우디 리야드 외곽지역에서 발생한 우리 현장 덤프트럭 운전기사의 실수로 현지인 한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다. 다음 날 덤프트럭에 간단한 음료수와 먹을 것을 준비하고 3명의 지원팀을 꾸려 1,000Km가 넘는 사고현장까지 쉬지 않고 달려갔다.
중장비 관리자였던 나는 달리는 내내 어떻게 해야 바로 해결하고 감옥에 갇힌 기사를 데려올지 생각해야 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데 뭘 가지고 상대방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오직 감방에 갇힌 동료 운전기사를 석방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보여주자. 일단 부딪혀 보자. 하늘이 도울 것이다.
밤이 되어 리야드 외곽에 이르자 허름한 여관을 어렵사리 찾았다. 열악한 환경이어서 "차라리 사막에서 하늘을 이불 삼고 잠을 자는 게 낫겠다"생각하고 여관을 빠져나왔다. 덤프트럭에 갖고 다니는 '덮게 커버'를 반으로 접어 사막의 모래 위에 깔고 그 사이에 누우니 잘만했다.
다음 날 하늘이 도운 탓인지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해결이 잘되어 감옥에서 풀려나 기쁜 마음으로 '지잔'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970년대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현장 일꾼들이 건설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등 중동국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호적인 양국 관계가 좋은 결말을 가져왔을 것이다.
훗날 돌이켜 보니, "전갈이 나타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더라면 불편을 감수하고 그 여관으로 되돌아가 투숙하며 밤새 투덜투덜 대며 잠을 설쳤을 것이다. 새 찬송가 338장 "내 주를 가까이하게 함은" 2절 가사인 "내 고생하는 것 옛 야곱이 돌베개 베고 잠 같습니다."를 부르게 될 때마다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 곡은 내가 숨질 때 불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에서 이러한 도전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경험과 성장을 이루어 간다. 지난 6월에는 '시니어 TV'에서 강연하는 기회를 제의받아 45분짜리 두 편을 발표했다. 한편은 '주택연금' 다른 한 편은 '유튜브 도전기'였다. 강사생활을 그만둔 지 20년이 넘어 강의록을 만드는 어려움을 딛고 무대에 다시 등장하는 귀한 기회를 갖기도 했다.
중도에 너무 힘들어 담당 PD에게 못하겠다고 몇 번이나 통화를 시도했다가 중지했다. 꾸역꾸역 아이디어를 짜내고 마감시간이 가까워 지자 완성도가 높아졌다. 녹화 중 가장 어려웠던 일은 시력이 나빠져 PPT의 글자가 조금 작은 것은 잘 보이질 않아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웠다. 유튜브니까 편집으로 많이 완화되어 넘어간 부분도 눈에 뜨인다. 이러한 도전의 결과 자신의 내공이 쌓이게 되고 결국 새로운 경험을 위한 발판이 된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언제나 두려운 일이지만 이러한 도전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경험과 성장을 할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젊은 인플루언서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글쓰기와 책 쓰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노인복지관의 수필반을 통해 좋은 글 읽기를 하게 되고 합평을 통해 조금씩 글쓰기 실력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또한 브런치스토리 '작가의 서랍'을 활용하게 되었다. 8월에 첫 번째 작가신청 시도에 이어 9월에 요령을 익혀 두 번째 신청으로 작가선정 축하 이메일을 받았다.
내일은 브런치스토리 '작가의 여정' 오프라인 모임으로 성수동 '토로토로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날이다. 책 쓰기를 준비하는 초보작가로서 기대가 크다. 유튜브를 통해 70세 후반의 나이에 기적 같은 일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