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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hell Shin Mar 13. 2022

밥해주는 대통령

페미니즘 이념 논쟁에서 실사구시로

몇일 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당선인이 10년동안 아내에게 밥을 해주었다는 일화가 소개되었다. 이런 훈훈한 이야기는 선거가 끝나야 나오는가 싶다. 당선인은 이대녀에게 매우 낮은 지지를 받았고 페미니즘 인식이 미흡하다고 비판을 받는 주자인데 실상 집에서는 한국남성이 하기 힘든 실천을 하고 있었나보다.

 

우리집도 보면 딸아이는 음식하는데 흥미가 없고 좀 대충하는 스타일이고 아들은 한끼 정도는 제대로 해먹는 스타일이다. 나도 아들에게 나중에 결혼하면 음식이랑 집안 일은 꼭 같이 나눠서 하라고 열심히 시키는 편인데, 60대 초반인 당선인이 10년동안 밥을 항상 해줬다니. 아들에게 와이프 아침밥 잘 챙겨서 회사보내라고 당부의 강도를 높여야 하나?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집안일은 남자들이 좀 더 주도적으로 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가진다면 너무 과한가? 물론 여성 대부분이 사회에서 일을 한다는 전제에서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던 적이 있다. 남자 선배들이  가정에서의 서포트를 받고 일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볼 때 가끔 드는 생각이었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집에서 다들 잘 챙겨주는데 이 사람은 살뜰한 챙김을 못받고 부인의 직장내 스트레스까지 받아줘야 하는 신세인 것 같아 남편한테 미안한 적도 많다.

 

페미니즘이냐 반페미니즘이냐 하는 이념논쟁에서 벗어나,이번 정부에서는 여성들이 경력을 단절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회에서 일할  있는 정책들이   세심하게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30대까지 직장에서 일을 하던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이유는 여러가지 복합적일 것이다.  육아문제일 가능성이 높지만, 직장에서의 일에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면 육아문제로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10년정도의 직장생활에서 성장할  있는 통로가 보이지 않고 집에서는 엄마의 손이 더욱  필요해질 , 여성들은 내가 도대체  위해서 가족을 버려두고 있나? 하는, 남자들은 하지 않는 자책을 하게 되는 것같다. 가정에 대한 책임은  여성들에게 먼저 돌아가는지


우리 신세대 20대 30대 여성후배님들. 힘들고 어려운 점이 어찌 없겠냐만은 직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좋겠다.  유치원이나초등학교 1~2학년들 하교할 때가 되면 아이를 데리러 나온  젊고 똑똑한 여성들을 많이 보게 된다. 중고등학교,대학, 직장에서열심히 공부하고 일했을텐데 잠시 휴직이 아닌 전업주부의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까운 인재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황송한 아침을 차려 가족에게 선사하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유튜브를 봐도 그들의 어릴 적 꿈과 아까운 시간이 먼저 생각난다. 가족도 좋지만 한번뿐인 자신의 삶에서의 고난과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이번 정부에서 육아를 시작할 때, 유치원입학 시, 초등입학 시 직장을 유지할 수 있는 실효성있는 정책들을 보완했으면 좋겠고, 다시 사회로 돌아오고자 하는 여성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정책들도 보완해 주시길 국민의 한사람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부모세대도 가장 힘든 시기에는 좀 거들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안나 카레리나의 유명한 첫 문장처럼 모든여성이 직업을 포기하게 되는 각각의 말못하는 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우리 씩씩하게 끝까지 직업을 유지해 보자고 응원해 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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