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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07. 2022

함께

모든 것이 달라도

함께

어느 날 문득

꺾여져

이곳에 있더라도

기다림으로

내 남은 시간을

보내진 않으리


너는

노랑으로 빛나라

때로 연둣빛 생기도는

하양으로 빛나라


햇살 가득

생명 그 자체로

아름다우니

꺾였다한들

지금도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큰 애 어린이집 선생님이 결혼하신다고 해서 근처 꽃집에 갔습니다.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작은 꽃 하나씩은 사서 식탁 위를 꾸며뒀었는데 그림 그리면서부터는 그런 마음의 여유도 사치처럼 시간에 쫓겼습니다.

만에 들른 꽃집에서 신혼집에 어울리는 화분을 사고 진열대의 꽃들을 바라봅니다.


이미 뿌리에서 멀어진 활짝 핀 꽃들.

노랑, 하양, 보라로 저마다의 빛을 가지고 있지만 따로 보아도 함께 보아도 아름답기만 합니다.

아마도 살아있는 동안 내내 아름다울 것입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있음으로.

다른 수만 가지 이유 대신, 오늘 모습 그 자체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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