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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혜연
Nov 11. 2022
부활
다시 태어나도
부활
마음속 수많은
감정은
하나의 열매
그것으론
나무가 될 수 없다
수많은 열매 중
땅으로 떨어져
어둠을 이기고
기필코
깊은 장막을
뚫고
올라가기를
원하는 열매만이
환한 햇살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어렸을 때도 지금도 나는 매번 자연에 놀란다.
낙엽이 물들고 떨어지고 다시 추위가 온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자신을 단속하는 나무들.
나무는
이런 고통을 왜 주시느냐는 원망의 목소리 없이 따뜻한 봄이 오면
더 힘찬 가지들을 사방으로 뻗어낸다.
꽃을 피우고 곤충들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
자신 안에 달콤한 것들을 만들어 제공한다. 먼저 주고 나중에 받아도 결코 적지 않은 열매를 맺어낸다.
아이들과 등원하려고 집을 나서면 요 두 놈이 꼭 숨바꼭질을 한다.
예전엔 상가 앞 벤치 밑으로 숨어들어 먼지며 쓰레기를 뒤집어쓰고 오더니
요즘은 옆집 계딘밑으로 숨어들어 계단청소를 하고 나오신다.
집을 나설 때 깨끗했던 옷은 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더러워진다.
더 가관인 건 봐도 못 본 것이고 보여도 아는 체를 누구 먼저 하느냐도
문제의 소지가 된다.
어제는 6살 둘째를 얼결에 먼저 찾았더니 동네방네 떠나가라고 울어댄다.
왜 형아보다 먼저 찾느냐를 수십 번은 한 것 같다.
둘째에게서 보이는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은 기어코 새어 나와 햇살을 보고 있다.
그 이름 똥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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