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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12. 2022

낯설음

처음 가보는 길




새로운 길로 가자

어쩌면

처음 보는 당신을 

그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예정에 없던 일이 

어제의 당신을 

더 새롭게 

할 수도 있으니


조금 지치더라도

낯선 길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자




어제는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미열이 났습니다.

전시회 준비로 그림도 그려야 하고 팸플릿과 배너도 디자인해야 하고 출판사 삽화를 공동 작업하는  부분에서 리더로 있어서 조원들의 그림 시안도 수정, 보완해주는 일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나 봅니다.


서 있기가 어려워 누워있는데 신랑이 해열제를 먹으라고 챙겨줍니다. 평소에 약 먹는걸 안 좋아해서 안 먹겠다고  하니 생강을 저며서 꿀을  잔뜩 넣고 꿀물을 끓여주더라고요.

덕분에 오늘 아침엔 어제보다 가볍게 일어났습니다. 

비록 얼굴은 땡글땡글 부었지만.


혹시 최근에 낯선 길을 가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되도록이면 매번 새로운 길을 찾아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럼 골목이 변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고 낯선 골목에서 색다른 풍경을 만나기도 합니다. 

동네 작은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가서 커피도 마셔보고 누군가 키우는 화분에 꽃이 피면 감탄을 하며 한참 들여다봅니다. 매번 새로운 길을 탐색하니 어느 골목에 어떤 게 있는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게 됩니다. 


어제 낯선 길에서 만난 제라늄은 빨간 화분만큼이나 강한 생명력으로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매번 자연은 놀랍도록 아름답습니다. 

그런 아름다움을 골목 어귀에서 마주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행복의 역치는 낮을수록 좋다. 


저의 신조인데 아주 작은 것에 감탄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같아요. 

어제처럼 푸른 제라늄을 만나는 것도 

하루치의 행복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언제나 행복의 역치는 낮게 낮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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