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

by 이혜연


아직 끝나지 않은 오늘

잠깐 쉼으로

남겨진 시간을 준비한들 어떠랴


하루의 그림자가

내 앞에 서서

무거운 머리를 땅으로 끌어당겨

조금 내려놓아도 된다고


잠깐의 오수가

하루의 절반을

다시 살게 할 테니


날카롭던 아침 햇살에 눈살 찌푸리며

아직 펴지지 않은 굽은 손마디마디

억지로 힘주며 무언갈 잡다가


하늘 한가운데서 노려보는

붉은 해에 눌려

그림자 한 줌도 챙기기 어려운

시간 속에서


잠시, 고단한 몸을 뉘인대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반절의 오늘이

아직 남아있으니


그 시간을 위해 잠깐,

숨을 고르듯 한숨 잔 들

또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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