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날들

by 이혜연
뜨거운 날들

비가 내린 후로 더욱 더워진 듯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흐릅니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수국도 조금씩 시들기 시작했고, 붉게 피어났던 백합도 졌습니다. 대신 하루가 다르게 해바라기들이 쑥쑥 자라며 꽃대를 준비하고 있어 지는 꽃들의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햇살 속에서 자라는 게 식물만은 아닌 듯 요즘 두 똥그리들도 부쩍부쩍 자란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또래보다 아주 작은 둘째도 한 달에 1.5cm 찍 자라며 열심히 하늘을 향해 서고 있고, 첫째도 동그란 얼굴에 웃음 가득 머금고 성장하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책임감이 강하고 자기 주도적인 첫째가 얼마 전에 자기 방에 놓을 알람시계를 사달라고 해서 사줬더니 요즘 6시 30분마다 알람이 울려대고 있습니다. 오후에 자유롭게 놀고 싶은 아이의 바람이 아침 공부를 시작하는 것으로 향했습니다. 마치 수험생처럼 알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후 공부를 시작하는 첫째를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그 시간은 저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때라 밤새 노곤했을 아이들의 몸을 마사지해 주고 저는 그림을, 아이들은 각자의 공부를 시작합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저를 닮았는지 하루도 안 빠지고 하는 걸 보면 여간 기특한 게 아닙니다.


다들 각자의 시간에서 각자의 목표로 뜨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여름 한철이 키워내는 것들이 가을에 얼마나 풍성하게 바구니를 채우게 될지 기대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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