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바닷가에서

by 이혜연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린 젊은 시절의 우리는 이제 없다.

바닥에 점점이 남은 작은 소라 속에 깊은 바다를 숨기고

마른 바다 위를 걷다 보면 꿈으로 가득했던,

한없는 미래를 그리던 우리의 지난 이야기들이 파편처럼 남아있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조각으로는 과거의 꿈들을 끼워 맞출 수가 없다.

쓸려나가는 파도가 미련도 남길 수 없을 만큼

모든 것들을 쓸어 담아 깊이 묻어버렸다.

어느 바다였을까.

푸르디푸른 너와 내가 걷던 곳이.

너무도 무더운 인생의 정오에서 잊혀져 버린 바닷길을

꿈인 듯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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