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소나기 같은 아니 우박 같은 햇볕이다. 작은 파장 하나로 살갗이 따끔거리고 정수리가 타는 듯 어지럽다. 어렸을 때라면 하굣길에라도 푸른 강물에 무작정 몸을 던져 유영하듯 여름을 떠다녔겠지만 도심 한 복판, 어디도 열을 식힐 곳이 없다.
한낮에 돌아다니면 까맣게 타서 바스락 무너져버릴 것 같다. 양산으로 작은 그늘을 만들며 용암이 흐르는 곳에 섬처럼 조심히 떠다니며 거리를 걷는다. 이제 시작인데 이 계절과 싸워서 이기고 싶은 전투력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버렸다. 아침에도 덥고 새벽에도 덥기 때문에 계속 틀어대는 에어컨에 지구는 더욱 더워지는데 뒤를 생각할 여유도 없이 지금 당장을 외칠 수밖에 없다. 어디 작은 웅덩이에라도 발가벗고 투신하고 싶어지는 불타는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