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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Aug 09. 2022

웃음

그녀의 웃음

그녀의 웃음


주름은 웃음의

경험치다


살면서 주어지는 게

기쁨뿐이랴

번잡한 일상에 가지런한

행복뿐 일까


발에 채이는 아픔과

문을 가로막은 장애물과

소리 없이 울던 밤들도

어제처럼

차곡히 쌓여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얼굴 가득 웃음이 주름져있다


그래, 이 정도가 어디냐

조금 더 세게 밀어 열어볼까

한번 더 견뎌볼까


 주름 고랑

한가득

고비고비 미소로 돌아온 자의

얼굴이 해사하다




디지털 그림보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사각사각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다.

가끔 아날로그가 그리울 때가 있다.

내게 아날로그는 무엇일까?


주파수를 연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 세대는 믿지 않겠지만 나 어릴 적만 해도 tv를 보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 주파수를  잡기 위해

허공을 이리저리 휘젓곤 했다

깨금발을 짚기도 하고

미세하게 방향이 틀어졌을까 봐 집중해서

안테나의 방향을 조정했었다


내게 영원한 아날로그는 사랑이다

자동으로 잡혀주는 주파수가 아니라

그날의 바람의 방향과 습도에 영향을 받는

세심한 집중력을  요하는 것.

그 사람이 보내는 신호를 주의 깊게 잡아내는 것


마침내 티브이 화면이 지지직 소리 대신

깨끗한 화면을 비췄을 때

환호성을 질렀던 어린날처럼

그렇게 그의 시그널을 붙잡게 된 날은

세상 기쁨이 와락 쏟아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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