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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16. 2022

그때


당신이 의지하는 곳이

아무리 크고

견고하더라도

그건

당신이 아니다


삶은

오로지

그대의 손으로

엮어가는 것


악착같은

간절함으로

오늘을

붙드는 것


비록

그때가 오면

모든 잎들을 떨구고


빈 가지만

남길지라도.




저는 겨울의 나무를 좋아합니다.

풍성하고 싱그럽게 나무를 감싸던 수많은 잎들이 떨어지고 나면 그의 마음을 눈으로 보는 느껴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홀로 서 있어도 하늘을 향해 올곧게 서 있는 굳건함,

혈관처럼 뻗친 잔가지마다 걸리는 시린 하늘.

자신을 끝없이 성장시키며 묵묵히 시간을 축적한 삶.

그래서 마침내 이런저런 색이 없어도 충분히 거룩한 몸짓으로 

겨울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당당함.


그래서 찬바람 속에서도 넋 놓듯 바라보게 되는 겨울나무.

그런 나무를 볼 수 있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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