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9개월 차이인데도 두 아이의 성향은 정확히 반대다. 매사 계획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면서 철두철미하고 세심한 성격의 첫째는 아빠와 판박이다. 정확하게 사실만 이야기한다는 전제하에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으며 농담도 어색해하고 눈치는 밥에 말아 드신 아빠와 정말 똑같다. 그래서인지 첫째의 유전자 속에 엄마인 내 유전자는 3% 정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정반대 선상에 천방지축에 덜렁대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감정을 잘 읽어내지만 주의가 산만한 편인 둘째는 언제나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리고 찾아다닌다. 아마도 높은 확률로 둘째의 유전자에는 엄마인 내 지분이 97% 정도 있을 것 같은 믿음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둘째는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최고라며 엄지 척을 해주고 언제나 내 몸에 자기 몸을 붙이고 있어야 만족하며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도 나를 찾아 헤매곤 한다. 요즘처럼 더운 밤에 좀 떨어져서 자려고 하면 귀신같이 어둠을 더듬어 나를 찾아온다. 애교도 많아서 기분이 좀 안 좋은 날에는 엉덩이 춤으로 위로해 주고 나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엄마의 삔, 엄마의 헤어밴드, 엄마의 귀걸이는 무조건 한 번씩은 몸에 걸쳐보고 보여주는데 그게 또 너무 예뻐 함정이다. 어쨌든 이런 다정함과 사랑스러움이 무기인 둘째는 잘 때도, 놀이터에서 놀 때도, 아침에 일어나서, 혹은 잠을 잘 때까지 내 몸에서 떨어지질 않으니 어쩔 땐 그의 다정함이 버거울 때가 있다. 나의 친애하는 작은 폭군이여. 너무 더운 여름날은 우리 조금만 붙어있자꾸나. 너도 덥고 갱년기 엄마인 나는 불면증마저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