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새벽, 갑자기 눈이 떠지고 아직 어스름한 빛도 들지 않은 2시 혹은 3시의 공허한 쓸쓸함에 잠겨있는 나를 발견하는 일은 언제나 힘들고 적응이 되지 않는다. 무거운 몸을 이쪽저쪽으로 바꿔가며 수맥을 찾듯 뒤척여보지만 밤의 끄트머리에서 잠의 꼬리는 깊은 어둠에 잠겨 만져지지도 않는다.
코까지 골며 곤히 자는 신랑의 밤이라도 전염될까 싶어 그의 몸을 감싸 안아보지만 눈에 전등이 켜진 듯 어둠이 환해지며 잠은 더욱 달아날 뿐이다.
어렸을 때도 잠이 없는 편이라 잠 못 드는 새벽이 많았지만 그때는 내일에 대한, 미래에 대한 갖가지 계획으로 깊고 푸른 밤의 별자리를 따라 어둠의 가장자리를 걷는 게 즐거웠다.
하지만 반백이 넘으니 소망이라는 게 일상의 안위뿐이고 꿈꾸는 것 대부분이 아이들의 미래에 관한 것들이다.
어둠 속에 더욱 빛나던 수많았던 별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나하나 새겨 넣으며 그리움으로 불러보던 잊힌 이름의 인연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깊고 푸른 밤이 있던 자리에 검은 늪만 헐떡이는 밤, 내가 잊어버린 건 무엇이기에 이렇게 빈 껍데기에 열기 어린 바람만 불어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