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가는데 첫째 똥그리가 강력하게 동물원에 가자고 해서 도시락 싸서 아침에 출발했죠. 오늘은 날씨도 좋아서 올 때마다 타던 코끼리 열차 대신 동물원까지 걸어가기로 했어요.
열차를 타고 갈 때는 못 느꼈던 호수의 아름다움과 곳곳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들이 지도를 보고 어디를 가서 어떤 동물들을 볼 지 결정하고
우리는 뒤따라 걸었습니다.
첫째가 숲 속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자고 해서 도시락으로 싸온 유부초밥과 고구마, 감말랭이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컵라면을 돗자리에 펼치고
하늘을 바라보며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죠.
아이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동물들을 찾아 지도를 연신 보며 길잡이를 해줍니다.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기도 하고 함께 보고 싶은 동물들을 상의하는 모습이 예뻐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3시가 넘을 즈음 동물원 아이들 놀이터 옆에 계곡 한가운데 큰 너럭바위에 돗자리를 펴달라고 합니다. 이유가 물소리가 너무 예쁘다는 거예요. 첫째가 고른 곳에서 둘러보니 아름답고 예쁜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숲은 그냥 저만큼에 있는 듯했죠. 그런데 눈을 감으니 비로소 돌을 감싸며 흘러가는 물소리가 또렷이 들려왔습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물소리를 따라가다보니 비로소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