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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23. 2022

일상

피고 지고

일상

눈을 뜨면

오늘이 시작된다


하지만

내가 눈을 뜨고 있는지

꿈을 꾸고 있는지

스스로

알 수 있어야


우리는

오늘을 살 수 있다


꽃이 피고 나면

시들어  떨어진다는 것을

그게

삶이라는 것임을 안다면


오늘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아름다워야 한다




요즘 육아로 해방된 모든 시간은 오로지 그림 하나로 채우고 있다. 즐겁지만 동시에 압박감도 있고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아쉬움도 있다. 그중 가장 아쉬운 건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이 분주해 그만큼의 짬을 낼 수가 없다.


그래서  대신하는 일이 유튜브 강의 듣기다.

저번 주는 송영길 부사장님의 강의를 찾아가며 들었다.

통계를 읽는 인문학적 소양이 너무 멋지고 유연한 사고가 빛나는 분이어서 듣는 내내 부럽고 황송했다. 그분의 뒷모습을 조금 따라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주는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하는 강의들을 듣는다. 


내가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주 오래전부터다. 철학책을 처음으로 접한 건 고1 때부터였던 것 같다. 우리 집은 교과서 이외에는 책을 읽는 사람이 없었는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잡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끝을 봐야 했다. 그래서 집에서 별명이 별종이었다. 그러다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대신 대학교는 못 보내준다는 부모님 말씀에 고등학교 때는 본격적으로 책 읽기에 들어섰다. 이해하지도 못했던 벽돌 책 파우스트를 그때 처음 읽었었다. 대학교 때는 동양철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읽긴 읽었으되 이해하진 못했다. 강하게 남는 구절은 수첩에 쓰고 두고두고 혼자서 생각했다. 그런 이 유로 투자를 시작했을 때도 사람을 읽고 싶었다. 어디가 좋다더라, 건물이 좋다더라 그런 것 보다 사람을 읽어내서 실패든 성공이든 하고 싶었다. 그때 역사서 심리학 책도 다시 읽었다. 그리고 나선 혼자만의 시나리오를 써보곤 했다. 


송영길 부사장님의 강연은 다시 한번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래서 오늘은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왜 인간이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야 하는지,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잘 되는 게 왜 중요한 건지에 대한 철학적 근거를 쉽게 풀어주는 강의였다. 너무 좋은 강의여서 들으면서도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책에 대한 갈증을 조금씩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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