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비가 오는 연휴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머물게 합니다. 누군가가 해주는 밥과 간식, 그리고 갖가지 요깃거리를 누릴 수 있는 건 며느리를 뺀 나머지 식구들만의 특권입니다.
이번 추석엔 알 수 없는 복통으로 힘든 시누이와 갑작스레 탈이 난 신랑까지 힘든 휴일이 되고 있습니다. 일을 보면 참지 못하는 탓에 모든 식구들의 밥과 간식, 죽과 요깃거리를 하다 보면 하루 종일 서 있게 됩니다. 다행히 오전에 형님댁이 집으로 가시고 신랑도 점심부터 밥을 먹게 되면서 걱정이 덜어졌습니다. 시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잡채까지 해드리고 나니 신랑이 콧바람 쐬러 가자며 작고 아담한 해변가로 데려다줬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신랑이 비 오는 바다에서 노는 동안 혼자 음악이 좋은 곳에 앉아 달달한 커피를 마시니 조금 울적했던 마음도 스르르 녹아내리고 그 자리에 행복이 피어났습니다.
태생이 단순한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나머지는 계산하지 않고 후회할 마음을 남기지 않는 것. 그것이 오늘도 행복한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