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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25. 2022

선물

기대하지 못한 기쁨

선물

어제의 후회로

뒤척이던 밤

무거운 짓눌림으로

어둠을 서성일 때


누군가 똑똑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떠 나가 보니

아침이 왔네


지금이라는

오늘이라는

선물이

나에게 

와주었구나


나는 

어제를 사는 게 아니라

오늘을 

사는 것이구나




살면서 어떤 선물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어떤 분은 소중한 이로부터의  마음적, 물질적인 어떤 것이 생각날 것 같아요. 선물이란 게 마음까지 오는 경우가 많아서 받고 나면 잘 살아온 듯 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전 엄마가 6학년 때 밭을 매다가 발견한 새알 닮은 돌멩이를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여름이었는데 땀을 흘리면서 몸빼에서 꺼내 주던 그 돌멩이를 소중하게 간직하며 지내다 객지 생활이 길어지면서 집 없이 떠돌아다니다 어디선가 잊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엔 항상 첫 번째 선물입니다. 

두 번째는 겨울이 생일인 저를 위해 항상 확독에 밥을 갈아 인절미를 해주셨는데 그 생일 선물이 지금도 감사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다 커서는 저 스스로에게 선물을 합니다. 

바로 매일 새로운 날들을 충분히 즐기기로 약속한 거죠. 

나에게 하루하루를 선물하면서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전시회를 하게 됐고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생기기도 했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 또 다른 기회를 얻기도 했죠. 

개인적으로는 어제의 한계를 넘어 조금씩 성장으로 이겨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개인전을 하면서 난생처음 팸플릿과 배너도 만들어보고 에코백도 제작해봤습니다. 

업체에 가서 일반 에코 백천이 아닌 두툼하고 고급진 재질에 작은 주머니도 달고 크기도 조금 크게 제작했습니다. 평소에도 명품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관심이 없고 내 스타일대로 만들어진 것들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이 작업은 저에게 굉장히 뿌듯한 작업이었습니다. 

대학 선배님께서 두 개 사시겠다고 벌써 연락이 왔습니다. 

그냥 드리겠다고 몇 번 말씀드렸는데 내 작품이 들어간걸 그냥 가질 수 없다며 한사코 거절해서 어쩔 수없었습니다. 요즘 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데 자식 자랑하듯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는데도 자꾸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저절로 가방이 돋보이게 자리를 바꿉니다. 

어쩔 수 없는 팔불출인가 봅니다. 


난나의 212번째 오늘, 우리는

노란색 색감이 산뜻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디자인이라 저는 너무 좋아합니다. 


당신의 자리

흐드러진 꽃밭 한가운데 노란 의자에 앉아있는 고양이.

도도해 보이고 자기 자신만의 자부심이 돋보이지 않나요?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고 공원에서 이 사진을 찍는데 괜히 뭉클..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할 것이다라는 자기 주문을 외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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