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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29. 2022

어느 기다림

들리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어느 기다림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창을 내다본다


투두둑 소리에

문을 열어 

지나가는 그림자까지

눈으로 쫓아 보다


애간장 타는 마음

바람에 싣고

노래하는 새에게

편지를 전한 후


네가 오는 길목에서

너를 기다린다


지나치지 말아라

너무 더디게 

오지도 말아라


기다림이 

형벌이 되지 않게



정신없이 뛰어다니게 되는 하루가 있습니다. 

아직 일이 시작도 안 했는데 마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두 방망이를 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게 됩니다. 

오늘은 그림도 그리고 내일 전시할 그림들 포장도 하고 

준비물도 다시 한번 체크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며 제대로 된 옷을 사본 지가 오래돼서 옷장을 열어보니 

날씬했을 때 입었던 옷들만 주르륵. 이런... 입을 옷이 없네.

왜 옷은 때마다, 철마다 없는 걸까요?

옷장은 미어터지고 옷걸이에 걸지 못한 채 

서랍장에 그득그득 쌓여있는 저것은 옷이 아니고 뭘까요?

이것저것 많은 것 같은데 왜 하나도 맘에 차지 않는 걸까요?


할 수 없이 그림 세팅하기 전 급하게 롯데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하게 맞는 옷이 없어요. 

급하게 가느라 무릎 나온 운동복에 머리는 대충 묶어 산발을 하고 갔더니

어느 하나 예뻐 보이는 옷이 없더라고요. 

사실은 옷이 아니라 준비 없이 간 제가 문제겠지요..

누가 입나 싶게 모두 26인치 아래 치수만 제작하는 

의류회사를 원망해본들 해결될 게 없겠지요...


그렇게 급하게 이리저리 뛰어서 겨우 블라우스 하나 집어 들고 왔습니다. 

반성하는 의미로 오늘 점심, 저녁은 굶었습니다. 

내일은 좀 핼쑥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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