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9도. 어쩌면 추운 온도계 눈금이지만 겨울 한복판에서 느껴지는 체감은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느껴진다. 두툼한 목폴라에 털코트를 입으니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고 있다. 혼자서 왜 이렇게 덥지를 연발하다 이러다 불현듯 이른 봄이 오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그러다 보니 괜스레 길가의 마른 가지 끝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아직 봄이 아닌데 착각이 들만큼 따스한 날씨 탓에 작은 가슴 부풀려 꽃을 품어내는 나무들이 있는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마음이 그러니 꽃봉오리가 조금만 통통하게 부풀어 올라있어도 그 속에 여린 꽃잎들이 걱정이 된다. 괜한 걱정일 텐데도 자꾸 길가의 개나리며 벚나무들을 살피게 되는 걸 보면 걱정 많은 중년의 오지랖도 여간이 아니다 싶다. 그래도 겨울인데 한 번에 기습으로 내린 첫눈 말고 더 많은 눈꽃을 보고 봄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