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겨울은 온통 축제다. 어른들의 후회와 아쉬움은 그들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눈이 온다면 특별한 축제가 되고, 겨울이 깊어지면 산타의 발걸음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잠에 든다. 10살, 9살 연년생 형제는 한 해를 결산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양말에 적어 넣은 후부터 마음 졸이며 루돌프가 싣고 올 선물을 기다리고 있다. 덕분에 엄마와 아빠는 여러모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선물을 고르고 포장해 아이들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숨기고 아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안을 철저히 하고 있다. 새벽녘에 아이들 몰래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선물을 놓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노력들에 대한 보상인지 아이들이 한 해 동안 성장했다는 증거들이 속속들이 보이는 것도 요즈음이다. 오늘은 태권도 다니는 두 아이의 승급심사가 있는 날이었는데 작년보다 줄넘기도 능숙하게 잘하고, 송판 깨기도 시원스럽게 격파했다. 엄마에게 피아노로 겨울 노래를 선물하고 싶다는 첫째 덕분에 어제는 그의 연주로 가슴을 따뜻하게 채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 두 아이의 작은 손으로 이끄는 이상한 나라는 얼음 계곡에서도 꽃이 피고, 찬 바람이 불어도 소망의 불이 꺼지지 않는 신비한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