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밤과 소란스러운 북풍이 부는 동안 베트남과 제주도에서 다른 계절을 살다 이제야 모든 여정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보일러를 한참이나 틀어놓아야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식어버린 집에 무사히 살아남은 식물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물을 주고 먼지 쌓인 이불을 털고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일용할 양식으로 더덕무침과 오이무침, 그리고 시금치나물을 해놓고 오랜만에 칼칼한 돼지고기 애호박찌개를 먹으니 이제야 집에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여행 동안 계속 머릿속으로 그렸던 50호 그림을 그리고 주인 없이 집에 먼저 와 있던 냉장고 자석과 거울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갤러리에서 2월 19일부터 전시를 해도 된다는 연락을 주셔서 시작이 조금 앞당겨지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그렇게 작은 걸음이 하나하나 모여서 '오늘을 사는 나', <난나 아트>의 역사가 되리라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