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마다 수업을 들으러 오신다는 분은 오늘 일찍부터 와서 저와 이야기하려고 기다리셨다고 해요.
그런데 어린이집에서도 견학을 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그림에 대한 감상과 질문을 받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나중에 어린이집 아이들이 가고 나서 본인이 아침일찍부터 나와서 저와 커피 마시며 이야기하려고 기다렸다면서 수업 끝나고 다시 오겠다고 가셨습니다. 이후 아티스트 웨이 보블리 샘이 오시고 궁금하시다며 설명해달라고 하시는 관람객들과 아이들 친구 엄마, 그리고 웹 3.0의 선두 커뮤니케이션 단체인 데불스의 허마일 함장님, 그리고 캐나다에 있다가 저번 주말 한국에 들어오신 빵 굽는 엄마님까지 아침 열 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쉴 새 없이 바빴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남자분이 계셨는데 퇴직하고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
이제 막 시작하셨다는 분이었어요.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림이라는 게 제 소견에는 어떻게 그리는 지도 중요하고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그걸 어떻게 표현해내고 싶은지도 중요한 거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강릉으로 여행을 가신다면, 선생님은 어떻게 가시겠어요?"
"네? 글쎄요..."
"편하게 평소대로 말씀해주세요."
"뭐.. 먼저 차표를 예매해야겠죠.
그리고 어디를 여행할 건지, 어떤 걸 먹을 건지 검색해서 예약을 하고 숙소도 미리 잡아둬야겠죠."
"계획하시고 미리 예비하시는 걸 좋아하시는 편이신가요?"
"맞아요. 모두 다 그렇지 않나요?"
"제가 만약에 선생님과 헤어진 후 강릉을 간다면 저는 지하철을 타고 고속터미널에 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