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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10. 2022

행복한 밥

당신과 나누는 웃음을 마주하고

행복한 밥

다글거리는 일상에서

당신과 마주 앉아

한 끼를 채운다


모래를 씹듯

까슬했던 하루에

당신의 위로로 지어진

소박한 밥상을 마주하고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


오늘의 일용할

양식이 된다



전시회가 오늘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동안 응원해주시고 용기주신 많은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무모했지만 그만큼 즐겁고 값진 인연들을 만나게 돼서 너무나 감사한 날들이었습니다.

오늘도 손에 들지 못할 만큼 선물과 꽃들을 가지고 방문해주신 분들에게 한분 한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다른 날들도 좋았지만 오늘은 저에게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어느 젊은 분이 그림을 한참 보고 계시길래 제가 작가인데 설명해드려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분은 29살 예쁜 직장인이셨는데 저와 이야기도 잘 맞았고 다른 사람을 세심하게 칭찬하는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함께 이야기하는 게 즐거웠는데 그분이 오히려 저에게 이야기를 나눠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씀해주셨답니다. 오늘 저를 만난 게 너무 행운이라는 말씀과 함께 책이 나오면 토크 콘서트를 열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까지 해주셔서 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데블스에서 오신 분들과의 시간.

최근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신 분께서 제 그림과 시, 그리고 함께 한 대화에서 위로를 받으셨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지금 그분이 맞이한 겨울날이 얼마나 시릴까 하는 마음이 들어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응원하면서 반드시 잘 되시리라는 믿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분이 그림을 통해 어떤 위로보다 더 큰 위안을 받으셨다고 하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첫째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전시장을 찾아주었는데 의외로 7살 아이들이 저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즐거워하고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우려를 씻고 더 많이 이야기해달라며 집중하고 들어주었습니다. 함께 하는 동안 아이들만의 질문과 엉뚱한 답변을 듣는 것도 재밌었고 쉬운 말들로 제 그림을 설명하는 과정도 저에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는 동안 저도 다시 한번 그림에 대한 철학을 정립할 수 있어 더 감사했습니다.


'예술은 아름다운 쓰레기다'라는 말은 아마도 다른 사람과 공감하지 못하는 자기 아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저 또한 저만의 고집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 아닌지 항상 돌아보게 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함께 공감하고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걸음을 걷게 된 게 가장 값진 성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누군가 힘든 시기를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는 그림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전시가 끝나고 그림들을 내리는 과정에서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그림을 옮길 힘이 없어 갤러리 한 공간에 맡겨두고 왔습니다. 그러더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긴장이 풀리면서 누구한테 흠씬 맞은 것처럼 근육통이 와서 끙끙 앓았더니 신랑이 온몸을 마사지해주고 꿀물을 타 주더라구요.

덕분에 한숨 자다가 오늘 그림과 글을 마무리하지 못해 다시 일어나 하루를 마무리해봅니다.


작은 시도가 커다란 인연들을 만들어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한 날들이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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