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만 먼저 온 봄인 줄 알았는데 북쪽까지 햇살이 포근해졌습니다. 고양이 발걸음처럼 온다는 계절은 숨바꼭질하는 개구쟁이처럼 꼭꼭 숨어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놀라게 합니다.
애기 손가락처럼 오밀조밀하게 움켜줜 꽃망울들이 한꺼번에 고사리 같은 손을 활짝 피고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 것만 같습니다.
다시 오십 번의 봄이 왔습니다. 아주 기나긴 시간의 운행 속에서 어쩌면 찰나의 순간일 뿐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고 귀하게 피어나는 모든 생명들을 바라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