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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12. 2022

뜻밖의 안내자

뜻밖의 안내자

그때가 되면

나는 창을 열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바라볼 것이다


아직은

먼 길

걸음의 끝이 닿는 곳이

어디쯤 일지

가늠하지 못할지라도


문을  열어

바람이 싣고 오는

목소리를 따라

한 발, 그리고 

또 한 발을

내딛어


마침내

그대 있는 곳

당신이 부른 자리로 가

오늘,

이 여행을 추억하리라


어느새 한 해도 이렇게 지나가나 봅니다.

연초에 세웠던 희망과 목표들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뚜렷이 기억합니다. 

게 중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이루기도 했고 다른 여타의 것들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진행 중인 것은 내 의지가 아직 그걸 이룰 만큼 강하지 못한 것이고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은 어떻게 이뤄냈을까요?

그건 인연이 닿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길을 가는 내내 좋은 인연들 덕분에 뜻하지 않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지요.

사람이 길이고 사람 덕분에 살기도 하고 사람 때문에 살기 어려워졌던 때도 더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시회가 끝나고 거짓말처럼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준비하는 기간 내내 아프거나 힘들지 않더니 그 긴장이 이제 풀어지나 봐요. 

하지만 몸이 아픈 지금도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다만 아직 그림을 가져오지 못해서 구매해주신 분들에게 배송을 해야 하는데 늦어지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내일은 눈이 오더라도 그림들을 집으로 가져와야겠다고 혼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픈 중에도 눈이 온다는 소식은 반백 살인 저에게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만약 조금 덜 아프게 된다면 내일은 달달구리한 까페라떼를 혼자서 마실 생각입니다.

눈 오는 풍경을 마주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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