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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13. 2022

겨울이 오면


겨울이 오면

그리움으로

군불을 지펴

추위를 녹이리라


처마밑에서 울고 있는

고드름의 눈물도

닦아주고


한없이 동글거리는

눈사람의 도돌임표 같은

외사랑에도

따스한 목도리를

둘러주고


환한 불빛을

배회하는

북극의 바람에도

흰 눈꽃들을

선물하자


겨울이 오면

작디 작은 마음 한조각도

알뜰히

태워

서로의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자


겨울이 오면




잔 꽃물결처럼 눈이 쏟아지는 오후입니다.

눈이 오는 날은 왠지 주인 없는 축복이 무작정 쏟아져내리는 것 같아 

기분이 들뜹니다.

마치 한 송이 한송이 눈을 맞으면 신의 손길이 나를 매만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요정들의 숨결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제는 마트에 가서 쪽파를 한단 사서 파전을 했습니다.

파전을 할 때 저만의 비법은 콩가루를 섞는 겁니다.

오랫동안 자취를 하며 혼자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데 

전 부칠 때 콩가루를 넣는 것, 액젓으로 조금 간을 하는 것, 

그리고 마늘을 약간 넣어주면 생각보다 맛있는 부침개가 됩니다.

역시나 너무 많은 양의 전을 부쳐버렸기에 세입자분들에게 전화를 해서 

집에 계신 분들과 함께 나눠먹었습니다. 

작은 것인데도 나누면 뭔가 뿌듯함이 생기는 게 참 좋습니다.


눈이 오는 저녁.

왠지 설레는 오늘은 어떤 메뉴를 해서 식구들과 함께 나눌지 고민입니다.

가끔 누군가 해주는 식사를 먹고 싶기도 하지만 아직은 내가 해서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어주는 풍경도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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