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하루

by 이혜연



겨울이

눈을 기다리는 것처럼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골목골목

응달진 어두운 곳에도

따스하게 덮어주는

하얀 마음처럼


당신의 울음을

안아주고 싶습니다


바람도 조용하고

세상을 뒤덮던 소음도

어느새 정적이 된 것처럼

침묵으로 가득한 하루에


하얀 눈이

당신과 나를

포근히 안아주는

겨울날입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안 가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엔 항상 셋이서 공원이며 놀이터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아다녔는데

요즘은 그럴 시간적인 여유를 못 내고 있었거든요.

전시회 한다고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있었던 걸 생각해서

오늘은 함께 집에서 놀기로 했죠.

오전에 그림 그리고 점심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며

하얗게 변하는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식사 후 눈썰매를 가지고 눈 덮인 골목골목을 아이들을 태우고 다녔습니다.

그리곤 놀이터에서 열심히 썰매를 태워줬더니 아이들의 얼굴에서

함박웃음이 터졌습니다.

하얗고 맑은 웃음들이 털모자 사이, 동그란 얼굴에서 마구마구 쏟아져 나왔습니다.

조금 더 많이 놀아줄걸.. 하는 생각과 함께

그림 그린 다고 함께 하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도 새어 나왔습니다.

체력이 고갈될 즈음 놀이터에 다른 형들이 아이들과 놀아줘서

커피도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지요.

눈이 오는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너무나 달콤하고 맑고 행복한 기운을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저와 아이들 모두 충만한 행복을 맛본 날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종종 더 아이들과 일상을 벗어난

이벤트를 해야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하루 말고 엉뚱한 일 한 가지씩 하는 것이

얼마나 인생을 풍성하게 하는지 실감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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