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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16. 2022

당신의 길

홀로 걸어보면

당신의 길


당신 안에 

길을 내라


어지러운 마음이

눈밭을 흩트리고


공허한 

내 입술의 말이

홀로

세상을 떠돌 때


당신 안에

길을 내어

스스로 

걸어가라


갈팡질팡 마음잡아

말을 위한 

길이 아닌

한 발자국 내딛는

걸음으로


오늘,

하얀 눈 같은 

내 깊숙한 마음속으로 

걸어가자



눈밭을 걸어보면 평소 알지 못했던 걸음걸이를 볼 수 있다.

보폭과 눈이 파인만큼 평소에 어느 쪽 다리에 힘을 주고 걷는지 보이기 마련이죠. 

그래서 습관처럼 배어 있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걷지 않은 깨끗한 눈밭을 걸을 때면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깨끗한 곳에 발자국을 남겨 더럽히는 두려움도 있고 

내가 모르던 나를 불현듯 만나게 될까 싶어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며칠을 눈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게으름에 대한 생각도 고민하고 있고요.

한 해를 지나는 시점에서 돌아보면 무작정 걸어온 것 같기도 하고

꽤 성실히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며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홀로 걸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가끔 두렵고 

어떨 땐 무모한가 싶어 좌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하고 후회하는 편이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하고 싶었던 것에 대해 최대한의 예의로 한걸음 더 나아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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