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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25. 2022

그날이 오면

마침내 대문 앞에

그날이 오면


더딘 후회로

어제를 쌓고

오지 않은 시간들에

애태우며

내일을 삭히던

어리석은 날들은 가고


한 걸음 더 걷고

한 번 더 웃으며

감사의 말들로

오늘을 채워

햇살 가득한 마당으로

나가보면


바람의 경쾌한 춤사위에

하늘은 더 파랗고

나무의 속삭임 또한

가볍디 가볍게

빛나리라


그렇게

그런 날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리라



유명산 자연휴양림에서 크리스마스 보내기 위해  한 달 전에 신랑이 숙소를 예약해 뒀어요.

아이들도 몇 번 와 본 곳이라 오기 전부터 한껏 들떠있었지요.

예약해 둔 방은 지은 지 얼마 안돼서 시설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층고가 높아서 개방감이 느껴져 더 좋았습니다.

아이들과 눈 쌓인 곳을 하염없이 걸어도 보고 눈싸움도 하면서 겨울 숲을 한껏 즐겼습니다.


차갑지만 고요하고

황량한 듯 하지만

어느 때보다 침묵으로 가득 차

겨울 숲의 농도는 짙고 푸르렀습니다.




유명산 얼음산


물을 뿌려서 만든 얼음 산은 신비한 색으로 빛났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청색인 듯 푸르게 빛나다가도

조금 떨어져 보면 투명한 청록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겨울 눈, 그리고 사람 길

부러 눈 쌓인 곳만 걸어 다니는 두 아들.

덕분에 저도 아무도 걷지 않은 길들을 걸어봅니다.

푸른빛이 감도는 겨울 산은

신비한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지난 금요일엔 신랑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꽃다발과 현금도 주었지요.

그 돈으로 뭘 살까 고민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입니다.


매년 겨울, 그 끝자락에 크리스마스가 있어줘서

언제나 참 감사합니다.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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