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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Jan 15. 2023

너의 의미

너의 의미


빛의 긴 그림자

네가 거기 있음을

알게 해주는 그늘


어둠은

빛의 의미다


태초의 어둠이

자신을 바로 보기 위해

선택한 빛


깊은 심연이 없다면

그건  그냥

우주를 떠도는 부유물일 뿐


가려진 것들 위로

존재가 드러난다



오늘은 싸라기눈이 곱게 내리는 날입니다. 

검은 나목 위로 대비되는 하얀 눈꽃들이 흑백사진처럼 시간을 중첩시키는 풍경을 자아냅니다. 


예쁜 브런치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주위 산책을 나갔다 왔습니다. 

새로운 곳을 방문하면 주위를 꼭 산책하고 오는데 그 주변 환경이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종종 어떤 변화들은 새로운 씨앗 하나가 발아하면서 생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것들은 시작됩니다.


자신의 꿈을 현실화하는 사람들은 마음속 깊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힘든 여름도 추운 겨울도 나아갈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종종 모든 슬픔들이 지구의 중력처럼 이 세상에 태어난 것들을 지탱시키는 힘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스스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는 슬픔은 농사를 발달시키거나 사냥을 위한 능력과 도구를 발전시키기도 하고 대량 공급을 위해 과학을 이용하기도 하죠. 

혼자 살아가기에는 주위 동물들이 막강하기 때문에 무리를 이루어야 하는 인간들은 그렇기 때문에 사회를 구성하고 법을 발전시키기며 문화를 꽃피게 합니다. 


어둡고 연약한 부분이 때론 나를 뛰게 하고 나아가게 합니다. 

채워진 것들에는 더 이상 욕망이 자리 잡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전 그림을 그릴 때 기술을 사용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레이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레이어 한, 두장을 주로 사용하는데 레이어 사용 기술이 부족하고 

집중력이 흐려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 탓입니다. 

자기 한계 내에서 할 수 있는 능력치를 강화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겨울 나목이 아름다운 이유는 모든 잎들을 떨구고 아주 작은 가지 끝까지 

눈꽃을 매달기 때문일 겁니다. 

잎이 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나뭇가지의 아름다움이 겨울에 절정을 이루는 것처럼

슬픔 안에서 우리는 본연의 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볼 수 있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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