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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Aug 20. 2022

여름의 노래

어제는 모두 꽃으로 피어난다

여름의 노래

여름

마당 한가운데 평상을 두고

쏟아지는 별빛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별은

몇 백 년 전에 없어지고

그 빛만

오늘에 있고

반짝이는 저 별은

지금의 빛이 오는데

육백 년이 걸린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듣곤 했지


풀벌레 소리가 장단을 맞추는

한 여름밤

어제의 별들과

서둘러 오는 빛들을 이고

엄마가 쪄주신 감자와 옥수수를 먹노라면


오늘, 우리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새삼스레 궁금해졌지


저 별은 사라졌어도

지금의 나와 만나게 되고


당신의 온도

삼십육 점 오도 씨

온기가 느껴지지 않아도

그날의 여름밤 빛들은

지금,  

밤하늘 속에 있다




오늘은 새벽 세시에 일어났습니다. 주말은 신랑과 아이들이 모두 함께 있어서 집중할 시간이 새벽시간 밖에 없어요.

엊그제까지 새벽에도 후끈하고 찐득한 공기에 살갗에 불쾌감을 전해주더니 입추가 지나고서는 확실히 느낌이 달라졌어요. 새벽에 그림을 그리면 그리는 소리에 맞춰 내 숨소리도 그 소리를 따라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가끔 새벽 취객이 고함지르는 소리에 그림 속으로 들어갔던 내가 화들짝 놀라 현실로 돌아올 때가 있어요.

나에게 그림은 명상이자 수련이고,

깊이 들여다봄입니다.


언제나 함께 할 것 같은 사람이나 일들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언제나 어제로 축적될 수밖에 없다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지금의 시간에 더 행복하고 싶고

더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짜증내고 버거워하기도 하는 오늘을

조금 더 아껴가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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